숲속 노부인이 던진 네 가지 인생 질문
테사 란다우 지음, 송경은 옮김 / arte(아르테)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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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 옆 자리에 백발 노부인이 나에게 말을 건다면...

아마 이 책을 읽기 전이었다면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이면서 그 자리에서 벗어났을 거예요.

《숲속 노부인이 던진 네 가지 인생 질문》는 테사 란다우 작가님의 데뷔작이라고 하네요.

"그날 나를 그곳으로 이끈 건 무엇이었을까." (12p)

주인공 '나'는 일과 육아로 정신없이 바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작은 일탈을 했어요. 목적지도 모른 채 차를 몰았고, 도착해보니 오랫동안 잊고 있던 숲속의 공터였어요. 떡갈나무 고목에 이름 이니셜을 새기려고 애쓰던 그곳은 나무 아래 오래된 벤치가 그대로 있었고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어요. 시간을 초월해 과거에서 튀어나온 공간처럼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나무 아래 벤치에 앉으니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이었고, 왜 그리 오랫동안 오지 않았나를 생각하다 불쑥 슬픔이 덮쳐 눈물이 났어요. 2주 뒤, 친구 하이케와의 만남이 취소되고 다시 그 낡은 벤치를 찾았고 옆자리에서 환하게 미소 짓는 백발 노부인을 만났어요. 그녀는 지쳐 있는 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그때 난 정말 생각을 많이 했고 이런저런 일들을 시도해봤어요. 그러다 인생의 질문을 만나게 되었죠. 언뜻 보면 그냥 아주 단순한 네 가지 질문이에요. 하지만 그 질문들은 인생 전체를 바꿀 수 있는 힘이 있어요." (24-25p)

이 책은 우리에게 숲속 노부인이 던진 네 가지 인생 질문이 무엇인지, 그 인생의 질문이 어떻게 삶을 바꿀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처음에는 주인공처럼 이 작고 얇은 책에서 뭔가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없었는데, 숲속 떡갈나무 아래 벤치에 홀로 앉아 있는 듯 조용히 그 질문들을 생각하면서 조금씩 울림이 생겼어요. 마음이란, 내 마음조차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걸 새삼 느꼈어요. 언젠가 친구에게 던진 질문을 이제는 나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때인 것 같아요. 나는 언제 가장 행복하지? 나와의 만남을 무시하고 외면하다간 이유도 모른 채 주저앉아 버릴 수 있다는 걸, 그러니 우리는 이제라도 내면의 이야기를 들어야 해요. "전에 나한테도 그런 시기가 있었어요. 그땐 내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처럼 느껴졌죠. 중심을 다시 잡는 방법을 몰라 어쩔 줄 모르며 허공을 맴도는 것 같았어요." (23p) 라고 느끼고 있다면 숲속 노부인과의 만남이 필요한 순간이에요. 흔들리는 나뭇잎 같은 자신을 단단히 붙잡아 줄 힘, 그 인생의 지혜를 배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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