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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사라져야 할 곤충은 없어 - 곤충학자 김태우의 곤충 이야기
김태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4년 4월
평점 :
바퀴벌레가 세상에 없었으면 좋겠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꽤 많을 것 같아요.
실제로 주변에 벌레라면 몸서리를 치며 싫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벌레, 곤충에 대한 혐오를 이상하다고 여기지 못했어요.
근데 이 책을 읽고나니 정말 곤충은 사라져도 되는 존재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머뭇거릴 수밖에 없었어요. 몰랐다거나 무관심할 때는 전혀 망설임 없이 답했을 텐데, 곤충과 지구 생태계를 생각한다면 함부로 다뤄서는 안 되는 소중한 생명이기 때문이에요.
《세상에 사라져야 할 곤충은 없어》는 곤충학자 김태우 박사님이 들려주는 곤충 이야기예요.
이 책에서는 어린 시절 숲에서 각양각색으로 살아가는 무수한 생명체를 관찰하며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마음이 어떻게 곤충학자의 길로 나아가게 되었는지, 직접 관찰하며 기록했던 관찰 노트를 소개하면서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작고 소중한 곤충들, 바다 건너 먼 곳에 살고 있는 곤충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곤충을 사랑하는 곤충학자의 일상을 통해 다양한 곤충들을 만나게 되니, 곤충에 대한 나쁜 감정들이 희석되면서 본래 곤충이라는 생명체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된 것 같아요. 어찌보면 인간도 지구에 서식하는 생명체 중 하나일 뿐인데 뭐가 그리 잘났다고 곤충들을 얕잡아보고 소홀히 대했나 싶어서 반성하게 됐어요. 사계절 중 여름을 제일 좋다는 저자는 당연히 곤충이 많아서인 이유도 있지만 좋아하는 곤충을 통해 맹렬한 삶의 의지와 열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래요. 특히 무더운 여름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매미, 그 소리가 엄청나게 커서 소음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많은데 매미의 생애를 알고나면 그 울음소리가 얼마나 치열한 생존의 결과인지 인정하게 될 거예요. 땅속에 짧게는 2~3년, 길게는 6년 정도를 애벌레로 있다가 허물을 벗고 세상에 나와 겨우 한 달 정도 살다가 짧은 생을 마감하는데, 요란하게 울어대는 건 짝짓기 때문이에요. 땅 위로 올라와 기어다니는 굼벵이가 허물을 벗지 못하면 유충으로 그대로 머물 수 없기 때문에 낡은 껍질에 갇힌 채 죽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매미뿐 아니라 모든 곤충에게 있어 허물벗기는 생존이 걸린 중요한 삶의 사건인 거예요. 저자는 굼벵이의 낡은 껍질을 볼 때면 버릴 것은 과감히 버려야 매미로 살아갈 수 있음을 되새긴다고 하네요. 숲에 사는 곤충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모두가 은폐와 엄폐의 전문가라고, 우리가 보기엔 연약한 곤충들이 오랜 진화 역사를 통해 이토록 탁월한 생존 전략을 발달시켰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네요. 곤충을 비롯한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지혜를 발견하고 배우는 시간이었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