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지팡이 너머의 세계 - 톰 펠턴 에세이
톰 펠턴 지음, 심연희 옮김 / 문학수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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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지 알아보지 못했어요. 얼굴과 이름이 떡하니 적혀 있는데도 내가 모르는 배우인가보다 싶었죠.

결정적인 힌트인 마법 지팡이와 머글에서 짐작했지만 역시나 영화 캐릭터 이름만한 간판이 없는 것 같아요. 단박에 와우!

드레이코 말포이, 영화 <해리 포터>에서 밉상을 담당했던 금발 소년이 이토록 중후한 분위기를 풍기는 배우로 바뀌었다니 놀라웠어요. 영화 <해리 포터> 가 개봉한 지 20여 년이 흘렀으니 아역배우들이 어른이 된 건 당연한 일인데 그동안 헤르미온느 역할을 했던 엠마 왓슨 배우에게만 관심을 가졌던 것 같네요. 사실 해리 포터를 사랑하는 팬의 입장에서는 영화 속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 게 아닌가 싶어요.

《마법 지팡이 너머의 세계》는 드레이코 말포이를 연기했던 배우 톰 펠턴의 머글 인생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톰 펠턴은 이 책에서 자신의 가족 이야기로 시작해 어떻게 영화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오디션을 보게 되었는지, 결정적으로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라는 영화 오디션을 보게 된 사연과 우리가 가장 궁금하게 여기는 영화 뒷이야기, 그리고 해리 포터 영화 시리즈 이후의 삶에 대해 들려주고 있어요. 하루 아침에 세계적인 스타가 된다는 건 어떤 느낌일지 다들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알고 싶을 거예요. 잉글랜드 출신의 아역 배우에서 할리우드 배우로 진출해 대중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았겠어요. "만약 어떤 사람에게 '너는 정말 대단해'라고 계속해서 말한다면, 그 사람은 점차 그 말을 믿게 된다. 만약 어떤 사람이 계속 허풍을 떨어대면, 머지않아 그는 허풍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그렇지 않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329p) 인기 스타로 대접받는 일상에 익숙해지고 재미있었지만 그것도 한때라는 걸, 반짝이던 삶도 언젠가 빛이 바래기 시작한다는 걸 톰은 너무 늦게 깨달았어요. 진실을 왜곡하는 할리우드의 속임수에 빠져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는 채 점점 나락으로 떨어졌으니 말이에요. 톰 펠턴에게 드레이코 말포이라는 역할과 영화가 준 모든 것들은 값지고 훌륭하지만 드레이코 말포이는 그의 인생에서 작은 조각일 뿐이지 전부는 아니라는 걸, 새삼 그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 확인했네요. 아무래도 엄청난 행운은 동전의 양면처럼 그 뒷면에 쓰디쓴 좌절과 고통을 숨겨놓고 우리를 시험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화려한 배우의 삶과 한 인간으로서의 일상, 톰 펠턴이 마법 세게 너머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네요. 현재 그는 자신의 모습을 되찾았고, 자신의 삶이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 감사하며 살고 있다고 하네요. 우리가 오늘 이 순간을 어떤 마음으로 사느냐, 그게 마법을 일으키는 힘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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