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수거함
장아미 지음 / 생각학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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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은 희미해지는데, 그 기억 속 감정들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 같아요.

특히 안 좋았던 감정일수록 아물지 않는 상처마냥 두고두고 아픈 경우가 있어요. 몸이든 마음이든 상처가 생겼을 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곪아버려서 더 커다란 고통을 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에겐 마음을 나눌 사람들이 꼭 필요해요. 혼자서 끙끙 앓지 않도록, 손을 내밀어 주는 누군가의 존재 덕분에 좋은 감정들을 채워가며 힘을 낼 수 있어요. 십대 청소년 시절에는 함께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공감하며 관계 맺는 능력을 기기르는데, 이러한 관계와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이 있어요. 아마 대부분의 십대 아이들은 겉으로 티를 내지 않을 뿐이지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들이 있을 거예요. 이 소설은 바로 그 십대들의 마음을 보여주고 있어요.

《마음 수거함》은 장아미 작가님의 청소년 소설이에요. 주인공 잎새는 집에서 가까운 중학교 대신 먼 중학교를 선택했어요. 그건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아이들과 마주치는 게 괴로워서 피했던 거예요.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고민을 말하지 못한 채 위축되고 힘들어하는 잎새지만 새로운 중학교에서 하윤이라는 좋은 친구를 사귀게 됐어요. 그래서 이모가 쓴 책 <마음 수거함>을 하윤에게 선물해줬어요. 하윤이는 책을 받자마자 읽었다는데 잎새는 아직도 그 책을 읽지 못했어요. 그러다가 이모 작업실에 놓여 있던 의문의 나무상자를 몰래 가져오게 됐고, 그제서야 이모의 책 <마음 수거함>에서 주인공 소녀의 집에 붉은색 리본이 둘러진 상자가 배달되는 장면을 찾아 읽었어요. "책에 따르면 그 상자의 이름은 마음 수거함이래요. 거기에는 '괴로웠던 순간에 대해 써넣으면 그때의 마음이 수건된다'는 내용과 함께 이런 주의 사항이 적혀 있었어요. 1. 하루에 한 번만 사용하세요. 2. 상자를 열지 마세요. 3. 다른 사람에게 이 상자의 존재에 대해 알리지 마세요. 위 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30-31p)

잎새는 그 상자에 습관처럼 마음을 써넣었고, 외적으로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기 때문에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어요. 단 한 명, 하윤이만 빼고 말이죠. 잎새가 예전이랑 좀 달라진 것이 무슨 고민 때문인가 싶어 걱정해주는 하윤에게 모든 걸 털어놓고 싶었지만 잎새는 말할 수 없었어요. 근데 잎새가 상자와 관련된 주의 사항을 어기는 바람에 문제가 생겼고, 다급해진 잎새는 엄마 대신 하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를 걸었어요. 도대체 잎새에겐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하윤이는 잎새를 도울 수 있을까요. 이상하게 하지 말라는 건 꼭 하고 싶은, 청개구리 심리 때문에 일이 터졌고, 이제 그걸 해결해야만 해요. 나쁜 감정을 수거해주는 마음 수거함,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가 흥미로웠어요. 자신이 몰랐던 감정들과 그 감정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스스로 생각하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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