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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신 ㅣ NEON SIGN 7
청예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4월
평점 :
영화 <파묘>, <검은 사제들>, <사바하> 장재현 감독의 추천이라는 문구에 혹했어요.
오컬트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확실한 미끼라서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이 책을 펼치게 됐어요.
《수호신》은 청예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자 네온사인 시리즈 일곱 번째 작품이라고 하네요.
주인공 박이원은 대학교 1학년생으로 철학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어요. 2학기가 시작되고 첫 신입 동아리원 2명이 들어와 회식을 하게 됐어요. 근데 둘 중 한 명이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죽은 '경우'를 언급하는 바람에 즐겁던 회식은 그대로 종료됐어요. 회장 태석은 그 신입에게 동아리 가입비를 돌려줬어요. 남은 한 명의 신입은 종교사학과 1학년인 차설, 그 애는 뭔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데다가 이원과 똑같이 소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했어요. 이원의 엄마는 무슨 이유인지 알려주지 않은 채 어릴 때부터 쭉 이원과 오빠에게 소고기를 먹지 못하게 했어요. 이상한 건 '경우'가 죽은 이후부터 이원이 계속 하얀 소가 나오는 악몽을 꾼다는 거예요. 얼떨결에 악몽 얘기를 설에게 털어놓자 설은 자신이 가본 적 있다는 점집에 데려갔고, 무당은 이원에게 다음과 같은 섬뜩한 경고의 말을 했어요.
"너 몸조심해야겠다."
"왜요?"
"뒤에 신이 너무 많아."
무당은 설명하다 말고는 오방기 묶음을 들이밀었고, 이원은 망설이다 하나를 뽑았는데 적색기였어요.
"인간은 날 때부터 두 종류의 신과 함께다. 하나는 수호신이고 하나는 악신이지. 개수가 몇이든, 둘 중에 수호신의 힘이 강하면 평생 가호를 받아 노력하지 않아도 순탄히 살아. 하지만 악신이 강하면 착하게 살아도 일생 되는 일이 없단다. 네 뒤에는 신들이 여섯이나 있어. 가족이 어디 원한 산 적이 있지? 그래서 뭔가를 금기시 여기고 있다든가, 어떠한 사건을 겪었다든가 말이야." (31-32p)
살면서 한 번도 무당을 찾아가 본 적이 없지만 주인공 이원처럼 이상하고 무서운 일들이 연이어 터진다면 그 말을 무시하기가 힘들 것 같기는 해요. 사실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건 이원의 엄마였어요. 엄마는 왜 이원에게 '신은 믿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면서 믿으려 하지도 말고 궁금해하지도 말라면서 악신의 저주 같은 상황들을 방관하고 있는 걸까요. 침묵하고 외면하는 것으로는 아무런 해결이 되질 않는데 끝까지 진실을 숨기고 있는 이유가 궁금했어요. 무엇보다도 엄마는 동아리 친구인 설이를 절대 믿지 말라면서 그 애를 따라 부산까지 같이 간 것도 앞뒤가 맞지 않았어요. 이원을 제외한 주변 사람들은 모두 설이랑 친하게 지내지 말라고 한 것도 꺼림칙했어요. 점점 이원이 모든 사람들로부터 고립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서서히 조여드는 올가미마냥 불안과 공포가 커져가는데 그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으로 끌고가는 이야기라서 몰입할 수밖에 없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