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혼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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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혼》은 배명훈 작가님의 우주 로맨스 소설이에요.

원래 이 소설은 2013년 세상에 처음 등장했고, 2024년 새롭게 다시 나타났어요. 

마치 혜성처럼~~

저자는 과거에 어느 문단 모임에서 "SF 그거 안돼!"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순문학을 주로 다루는 잡지에 우주 전쟁 이야기를 실고 싶어서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해요. 문학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외부인의 입장에서 SF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 소설을 폄하하는 이유가 뭔지 잘 이해가 되질 않아요. 문학의 세계야말로 어떠한 상상이든지 다 담아낼 수 있는 그릇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독자로서는 장르의 확장을 반기지 않을 이유가 없거든요. 암튼 세월이 흘렀고 SF 장르를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늘어나서 우주 전쟁과 로맨스의 조합은 전혀 이질적이지 않아요. 저자의 말처럼 "허공에 떠 있는 듯 아슬아슬해 보이는 이 지점이 실은 거대한 우주 도시를 건설해도 좋을 만큼 탄탄한 중력 균형점이었다는 깨달음" (158p)이 2024년 <청혼> 을 재탄생시킨 힘인 것 같아요.

이 소설에서는 특별한 방식으로 우주를 감각하는 사람들이 등장해 거대한 우주 공간 속에서 존재와 존재가 만나 갈등을 겪고 서로 이해하며 관계를 맺는 과정들을 보여주고 있어요. 달달한 '청혼'이라는 제목이 어떻게 우주 공간에서 절묘하게 녹아드는가를 확인할 수 있어요. 사랑을 주제로 한 이야기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것 같아요. 우주 공간에서 군 복무 중인 주인공이 지구에 살고 있는 연인에게 쓴 편지로 이루어진 이 소설은 '우주 연애편지'라고 제목을 지어도 될 것 같아요. 우리는 상상도 못할 머나먼 우주에서 군 복무를 하며 장거리 연애를 하고 있는 주인공의 심정을 감히 이해한다고 말할 순 없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이기에 공감할 수 있어요. 우주 태생인 '나'와 지구 태생인 '너'의 만남과 사랑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우주 저편에서 너의 별이 되어줄게." (154p)라는 마지막 문장을 읽는 순간 '이제 됐다!'라고 느꼈네요. 진심으로 전하는 사랑이 별처럼 아름답게 빛나고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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