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마인더스 오브 힘
콜린 후버 지음, 박지민 옮김 / 미래지향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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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끌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몰랐다.

서로에게 끌린다는 게 대체 뭐지?

매주 수십 명의 여자들이 이 바의 문을 열고 들어왔지만,

그중 누구도 다시 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여자가 왈츠를 추는 것처럼 걸어 들어왔을 때

나는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녀에게서 내 입술을 뗄 수가 없다." (42p)

《리마인더스 오브 힘 Reminders of Him》 은 콜린 후버 작가의 장편소설이에요.

우선 콜린 후버 작가의 전작이자 베스트셀러 화제작 《베러티 Verity》를 읽어 본 사람이라면 신작 출간에 환호했을 거예요. 드디어 나왔구나!

콜린 후버의 소설이 가진 매력을 감히 정리해보자면 누군가의 운명을 뒤바꿔버린 사건을 마치 미끼처럼 던져놓고, 등장 인물들의 관계 속에 미묘한 심리 변화를 너무도 맛깔나게 보여준다는 거예요. 소설을 읽으면서 끌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배웠다고 해야 하나, 그만큼 인간 내면에 관한 수업을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받은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는 매우 감동적인 로맨스 서사가 완성되었다고, 제 나름의 결론을 내렸네요. 세상에 이런 사랑이 존재할 수 있다는 건 기적이고, 저는 그 기적을 믿는 사람이에요. 어찌됐든 보통의 로맨스 소설처럼 달달함은 부족하지만 아주 매콤하다는 건 장담할 수 있어요. 단순히 여자와 남자, 이성간의 사랑을 뛰어넘는, 훨씬 크고 넓은 사랑의 본질을 다루고 있어요.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 처한 상황에서 어떠한 행동을 하는지 지켜보고 있노라면 고통과 번뇌의 강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네요. 그들이 겪는 고통은 우리의 현실과 맞닿아 있어요. 저마다 원인은 다르지만 고통은 똑같으니까요. 그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거예요. 삶의 고통은 피할 수 없는 법이니까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오직 사랑인 것 같아요. 아프고 괴로워도 사랑하는 것, 진실한 사랑만이 우리를 숨 쉴 수 있게 해준다는 사실을 이토록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로 들려줘서 고마워요. 사회면 뉴스에서 마주했을 비극적인 사건들, 어쩌면 그 안에는 우리가 모르는 더 많은 진실들이 있을 텐데, 거기까지 관심을 갖는 경우는 드물 거예요. 대신 소설이 그 숨겨진 이면에 대해 들려줄 때가 있어요. 다들 자신의 고통만 보느라 남의 고통은 외면할 때 소설은 천 개의 눈으로 모든 고통을 말해주고 있어요. 그들의 이야기에 눈물이 나고, 다시 웃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베러티 Verity》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저한테는 새로운 버전의 《베러티 Verity》를 본 것 같아요. 솔직히 줄거리나 결말보다 더 강력한 스포일러는 렛저가 선곡한 "케나 로완의 플레이리스트"가 아닐까 싶어요. 홀린 듯 제 플레이리스트에 담아 듣고 있어요. 모두 스물한 곡이 나와 있는데, 두 번째 곡이 BTS의 "Dynamite"라는 것만 밝힐게요.



"아이비는 나에게 기운 내라는 위로를 하는 게 아니었어. 어쩌면 오히려 정반대였지.

아이비는 내가 지금 느끼는 감정을 더 잘 견뎌내라거나 일이 더 쉬워질 거라고 말하지 않았어.

그녀는 내가 느끼는 비참함이 내 새로운 일상이라고 말했어.

그 고통이 날 집어삼키도록 내버려 두거나, 아니면 고통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라고.

나는 침을 삼키고 "그 속에 살게요"라고 말했어요." (119p)


"그 여자가 원하는 게 뭔지 궁금하지 않아요?"

"그건 내 관심사가 아니야."

"그럼 뭐예요?"

"우리가 겪을 고통이 내 관심사야." (142p)


"후회는 멈춤 속에 우리를 가두는 거야. 감옥처럼 말이야.

네가 여기서 나가면 재생 버튼을 누르고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 (19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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