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은 날
이나 소라호 지음, 권남희 옮김 / 열림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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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지 않은 날》은 이나 소라호 작가님의 힐링 만화예요.

제목처럼 이 책에는 특별하지 않은 날의 여덟 가지 에피소드가 들어 있어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이웃들이 이야기이자 나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첫 번째 이야기, <남기고 싶은 것>에서는 스마트폰 액정 화면이 등장해요. 우리는 카톡이지만 일본은 라인을 주로 사용하니까 액정 화면에 뜬 '여자 모임'은 할머니, 엄마, 딸로 이뤄진 3대 톡방인 것 같아요. 할머니가 스마트폰으로 할아버지의 사진과 함께 문자를 올렸는데 주고받는 대화가 재미있어요. 할아버지가 "방금 찍은 걸 보낸 거야?"라고 물으니, 할머니가 "그때그때 '멋지네' 싶은 것을 바로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어서 좋아요. 다음에는 뭘 찍을까. 아, 정원의 꽃을 찍어볼까나. 어제 핀 것." (11p)라며 즐거워하네요. 할아버지는 카메라가 있으니 스마트폰으로 찍는 건 별 관심이 없어 보였는데 할머니가 나간 사이에 몰래 스마트폰 촬영을 해보는 모습이 좀 귀여웠어요. 그걸 들킨 뒤로는 할아버지가 할머니의 모습을 찍어줬고, 할머니는 그 사진을 '여자 모임' 톡방에 올렸어요. 손녀 스미카가 엄마 사요한테, "할머니랑 할아버지 대체 결혼 몇 년째야?"라고 묻자, 엄마 사요는, "조부모 금슬에 질투하는 손녀는 좀처럼 없지 않을까!?", 그러자 스미카는 "나도 남친 있음 좋겠다!" (19p)라고 귀여운 투정을 부리네요. 나이든 부모님께 스마트폰 사용법을 처음 알려드릴 때는 조금 애를 먹었는데 나중에 익숙해진 뒤에 나들이 사진을 자랑하듯 보여주실 때는 흐뭇하더라고요. 할머니의 말처럼 멋지다고 느끼는 순간들을 바로 사진을 찍어서 남기고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소소한 행복인 것 같아요. 이나 소라호 작가님의 만화를 보면서 '특별하지 않은 날'의 평범한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지, 그동안 살짝 잊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익숙해져서 무뎌진 마음에 시원한 소나기를 뿌린 느낌이에요. 박장대소할 정도는 아니지만 슬며시 미소짓게 되는 장면들 덕분에 활기찬 에너지를 얻게 된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평범한 일상을 다룬 이야기라서 공감할 만한 부분이 많아서 좋았던 것 같아요. 처음 등장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정말 금슬이 좋아서 손녀 스미카가 엄청 부러워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노부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저도 부럽더라고요. 젊은 시절에 할아버지는 가족들의 모습을 찍어주느라 정작 본인 사진은 거의 없는데 옛날 사진첩을 보던 할머니는 이렇게 혼잣말을 해요. "내 눈이 카메라라면 모두에게 보여줄 텐데."라고요. 사랑스러운 눈길로 아내와 아이들을 바라보는 남편의 모습, 그건 할머니의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사진인 거죠. 나른한 오후 같은 편안함으로 힐링이 되는 만화라서 주변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내고 싶어요. '특별하지 않은 날'이라고 특별한 책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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