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월터스 겜블러 - 위험한 삶에서 얻은 비밀
빌리 월터스 지음, 김재서 옮김 / 예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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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월터스 겜블러》는 스포츠 베팅의 살아있는 전설인 빌리 월터스의 자서전이에요.

우선 스포츠 베팅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빌리 월터스의 삶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스포츠 베팅(sports betting), 스포츠 갬블링(sports gambling)은 스포츠의 결과를 예측하고 그 결과에 대해 도박을 하는 활동이라고 해요.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스포츠 베팅은 체육진흥투표권 스포츠 토토와 공식 인터넷 발매사이트 베트맨이 전부이고, 이 외에 유사 사이트 및 발매 행위는 모두 불법으로 간주하며 적발될 경우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된다고 하네요. 이 같은 규정에도 불구하고, 각종 스포츠 경기의 결과를 예상하고 현금 베팅을 유도하는 등 스포츠 토토의 고유한 게임방식과 이름을 유사하게 차용해 일반인을 현혹하는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들이 계속해서 기승을 부리다 보니, 스포츠 베팅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질 수밖에 없네요. 아니나 다를까, 프롤로그에는 2017년 10월 11일 새벽 2시 낯선 펜서콜라 연방교도소에 수감되어 보내는 첫날 밤으로 시작되고 있어요.

"도대체 어쩌다가 일흔한 살의 나이에 여길 들어온 거지? 답은 간단했다. 10건의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 나는 단순한 도박꾼이 아니다. 스포츠 베팅뿐 아니라 주식 투자와 또 다른 사업의 영역에서 수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사업가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사업을 하면서 여섯 차례 고발을 당했으나, 켄터키에서 불법도박업과 관련하여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을 제외하면 모든 재판에서 이겼다는 것이다. 나는 이미 70대였고, 나름 깨끗하고 정의로운 존재라고 자부해 왔다. 그러나 2011년, 나를 향한 멋진 찬사로 가득 찬 「식스티미니츠」의 마지막 1분의 내용을 꼬투리 삼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쏜 단 한발의 총탄에 맞아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버렸다. 훌륭한 인터뷰 말미에 나온 나의 짧은 독설이 나를 27년간 추적해 온 연방검사들을 포함하여 월가를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세력들을 자극했던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증권거래위원회가 나를 고발했고, FBI가 조사에 나섰고, 법무부가 기소했으며, 미국 국세청IRS 산하의 글로벌고부가산업그룹의 감사를 받았다. 이 조직은 국세청 내의 '부자 전담밤'이라고 불리는 조직이었다. (···) 내가 범죄자로 낙인찍힌 것은 월가의 전설이라 불리는 주식투자자인 칼 아이칸이나 프로골퍼인 필 미켈슨, 댈러스 지역의 유명인사인 톰 데이비스 그리고 딘 푸드(미국의 유가공 음료 회사)의 이사진과의 관계 때문이다." (12-21p)

저자는 이 책을 쓰는 목적이 복수심 때문이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자신을 연방교도소에서 31개월 동안 수감하게 만든 중범죄 유죄 판결에 대한 모든 진실을 밝히고 싶은 마음을 숨기지 않고 있어요. 그러나 진짜 진실이 무엇인지는, 우리가 판단할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다만 빌리 월터스의 파란만장한 삶에 관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화려한 성공 이면에는 불행한 시간들이 있었고, 어쩌면 누군가는 절망 속에 포기할 수도 있는 상황을 꿋꿋하게 버텨냈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마치 롤로코스터처럼 그의 인생은 오르락내리락, 켄터키의 무일푼 도박 중독자였다가 베팅을 통해 엄청난 재벌 사업가로 되었고 다시 사기와 배신으로 감옥에 갇혔으나 원망과 분노 대신 차분하고 냉정한 태도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있어요. 그는 특별히 자신만의 비밀스러운 성공 시스템을 공개했지만 그 내용보다, "이제 나는 어떤 것도 당연하다고 여기지 않게 되었다. 특히 가족들이 그렇다. 2021년 여름, 월터스 집안의 가족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을 때도 이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 그 어느 때보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수잔을 위해서 성대한 생일 파티를 열어 주었고, 새미 마릴리아, 루터 제임스, 모 무어맨 등 가장 오래되고, 가장 오래된 친구들과 함께 점심 식사도 했다." (545p) 라는 깨달음에서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세상이 등을 돌린다 해도 내 곁에 나를 믿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한 견뎌낼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빌리 월터스가 자신을 의심하거나 얕잡아 보거나 파괴하려는 사람들에게 항상 했던 말을 마음에 새겨둬야겠어요. "베팅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야." (55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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