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밍웨이, 글쓰기의 발견 - 헤밍웨이, 글쓰기의 '고통과 기쁨'을 고백하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래리 W. 필립스 엮음, 박정례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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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좋은 작가는 누구죠?"

"좋은 작가들은 헨리 제임스, 스테판 크레인, 마크 트웨인이에요.

훌륭한 순서대로 열거한 것은 아닙니다. 훌륭한 작가들에게 순위를 매길 수는 없으니까요."

- <아프리카의 푸른 언덕 Green Hills of Africa> p22 (74-75p)


《헤밍웨이, 글쓰기의 발견》은 글쓰기에 대한 헤밍웨이의 견해가 담긴 거의 모든 글들을 담아낸 모음집이에요. 이 책을 엮은 래리 W. 필립스는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이며 헤밍웨이와 그의 작품에 대한 애정에서 출발한 연구가 발단이 되어 이 모음집을 만들게 되었다고 하네요. 작가의 위대함은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법이지만 작가의 글쓰기에 대한 견해를 확인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저자는 글쓰기라는 주제에 관해 헤밍웨이가 평생 동안 밝혀 온 생각을 모으는 작업을 해왔고, 그 생각의 조각들을 나누어 정리했더니 마술처럼 퍼즐 조각이 끼워 맞춰졌다고 표현하고 있어요. 헤밍웨이는 자신의 소설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 인터뷰, 칼럼을 통해 하나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이 책은 두 가지 파트로 나뉘어져 있어요. 글쓰기의 발견과 작가의 발견으로 헤밍웨이가 글쓰기에 대해 생각했던 내용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요. 글쓰기란 무엇이며, 글쓰기의 고통과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 무엇에 관해 쓸 것이며 등장인물은 어떻게 창조하고, 무엇을 생략해야 하는지를 설명해주고 있어요. 작가가 되려면 당연히 재능을 갖춰야 하고, 결코 변하지 않는 절대 양심과 작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 살아남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작가에게 가장 어려운 점은 살아남아 자신의 글을 끝내는 것이다.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다." (95p)라는 문장에서 단순한 글쓰기와 작가로서의 글쓰기의 차이점을 드러내고 있네요. 헤밍웨이가 스콧 피츠제럴드에게 쓴 편지를 보면, "글쓰는 일을 처음 시작할 때 어떤지 한번 보게. 작가에게는 흥미롭고 짜릿하지만 독자에게는 아무것도 전달하지 못하지. 흥미로운 이야기를 모두 써 버리고 짜릿함이 사라지고 나서야, 진정한 글쓰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네. 더 이상 젊다고 할 수 없을 때 선택하는 소재가 미숙한 소재보다 낫다는 것을 명심하게." (100-101p), "글이 형편없고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일 때도 그냥 계속해서 써 나가야 하네. 소설을 다루는 방법은 오로지 한 가지뿐일세. 빌어먹을 이야기를 끝까지 밀어붙이는 거지." (125p)라고 진심어린 조언을 해주고 있어요. 노벨 문학상 수상 소감으로, "나의 삶은 글쓰기가 되고, 나의 글은 영혼이 됩니다." (150p)라고 했는데 이 말 속에 훌륭한 작가의 모든 것이 함축되어 있네요. 헤밍웨이처럼 매일 녹초가 될 때까지 작업하고도 글쓰는 일이 정말 좋고 행복하다면 그걸로 충분히 멋진 삶이라고 생각해요. 헤밍웨이의 글쓰기는 온전히 자신을 쏟아 부을 수 있는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조언이기에 더욱 특별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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