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왕자 (스페셜 에디션 홀로그램 은장 양장본)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김수영 옮김, 변광배 해설 / 코너스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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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왕자를 만나는 일은 늘 설레고 기쁘네요.

스페셜 에디션 홀로그램 은장 양장본으로 새롭게 단장한 《어린 왕자》가 나왔어요.

반짝반짝 빛나는 홀로그램 표지가 신비롭고 아름다운 어린 왕자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주는 것 같아요. 겉모습만 바뀐 것인데도 모든 에디션들이 저마다 특별하고 소중하게 느껴져요. 어린 왕자의 부탁으로 양 한 마리를 그리는 비행사의 심정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어린 왕자가 원하는 양의 모습을 그릴 수 없어서 그 양이 들어 있는 상자를 그렸듯이, 세상에는 수많은 버전의 상자가 나와 있고 앞으로도 계속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어린 왕자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어요. "나는 오래 살 수 있는 양을 갖고 싶어." (18p)라고 했던 어린 왕자의 바람대로 상자 안에 있는 양 한 마리는 건강하게 잘 살고 있을 거예요. 우리가 어린 왕자를 기억하듯이, 사랑하며 그리워하는 모든 시간 속에 살아 있을 거라고 믿어고 있어요. 영원히 나이 들지 않는 순수와 동심의 세계이니까요. 비행사와 어린 왕자의 첫 만남으로 시작해 마지막 순간까지, 동화 같은 이야기는 현실의 세계로 이어지고 있어요. 생텍쥐페리의 일생과 우리의 삶 속에서 어린 왕자가 들려준 이야기를 발견할 테니 말이에요.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는 1900년 프랑스 리옹에서 태어나 1921년 4월 공군에 입대하여 비행사가 된 것이 그의 삶과 문학 활동에 커다란 분기점이 되었어요. 1940년에 나치 독일에 의해 프랑스 북부가 점령되자 미국으로 망명했고, 1943년 미국 출판사에서 영문판과 불문판을 함께 출간했어요. 《어린 왕자》는1935년 비행 도중 사하라 사막에 불시착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경험을 바탕으로 쓰였고, 생텍쥐페리의 대표작이 되었어요. 26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 1억5천만 부 이상 판매되며 현재까지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에요. 생텍쥐페리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4년에 정찰 비행을 하던 중 독일군의 공격을 받아 비행기와 함께 실종되면서 오랫동안 미스터리였는데 독일군 조정사에게 격추되어 지중해로 떨어졌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고 하네요. 진실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이 쓴 어린 왕자의 이야기를 닮은 생의 마지막이라서 더욱 여운을 남기는 것 같아요. "저기야. 혼자 한 발자국만 걸어갈게." (126p)라고 했던 어린 왕자는 한 걸음을 내디뎠고 나무가 넘어지듯이 천천히 쓰러졌어요. 다음 날 아침, 어린 왕자의 몸은 보이지 않았고, 비행사인 '나'는 어린 왕자가 자신의 별로 돌아갔음을 잘 알고 있어요. "이건 정말 신비로운 일이다. 나처럼 어린 왕자를 사랑하는 당신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우주 어딘가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양 한 마리가 꽃을 먹었는가, 안 먹었는가에 따라 세상이 온통 다르게 보인다 ···. 하늘을 바라보라. 그리고 한 번 물어보라. '양이 그 꽃을 먹었을까, 먹지 않았을까?' 그러면 당신은 모든 것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그리고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어른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129p) 매번 이 부분을 읽을 때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네요. 여전히 읽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여백을 채우기 위해 또 읽게 될 테니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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