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조이풀하게!
박산호 지음 / 책이라는신화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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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부르는 건 뇌의 재구조화가 일어나면서 감정이 요동치기 때문이래요.

어쩜 설명된 그대로인지, 볼수록 신기해요. 즐거운 하루를 보냈나 싶다가도 친구와의 작은 문제 때문에 세상을 다 잃은 듯 힘들어 하네요. 그러니 당사자는 얼마나 혼란스러울까요. 예민하게 요동치는 십대들의 감정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정작 본인이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인생의 고비가 될 수도 있어요. 사춘기를 겪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러쿵저러쿵 조언을 하는 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요. 뭐라고 말해주는 것보다 그냥 가만히 들어주는 것이 더 낫더라고요. 뭔지 모르는 감정과 복잡하게 얽힌 생각들을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 그게 어른들의 몫인 것 같아요. 그래서 어른들도 아이들의 마음을 들어주는 연습이 필요한데, 청소년 소설은 좋은 교재인 것 같아요. 물론 재미있기도 하고요.

《오늘도 조이풀하게!》는 박산호 작가님의 청소년 소설이에요.

주인공 한조이는 열일곱 살, 고등학교 1학년생이에요. 엄마를 따라 무천시로 이사를 와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면서 울고 웃고 성장해가는 이야기예요. 평범한 십대에게도 버거운 고민이 있는데, 여기에 등장하는 조이, 별, 수현은 남다른 상처와 아픔을 가진 친구들이라서 더 안쓰럽고 속상했네요. 겉으로 드러난 상처는 바로 약을 바르거나 치료할 수 있지만 내면에 새겨진 상처는 자신이 들여다 보지 않으면 더 깊게 곪을 수밖에 없어요. 너 무 아파서 본인조차 외면해버리면 그 상처는 본인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독이 되는 것 같아요.

"난 정말 궁금했어. 부럽기도 하고. 나에게도 죽은 아빠가 아니라 유리처럼 살아 있는 아빠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난 너무 외로웠어. 엄마는 왜 나를 낳은 거야? 나는 엄마의 인생을 말아먹은 암 덩어리라며? 아무리 암 덩어리라고 해도 아무 생각도 감정도 없는 줄 알아? 엄마는 너무 무책임하게 나를 낳은 거 아냐?" (157p)

어른이라고 해서 뭐든 옳은 것도 아니고, 정답을 아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아이들보다 좀 더 나이든 아이일 뿐이죠. 서로 말하지 않으면 그 마음을 알 수 없고, 표현하지 않으면 사랑을 전하기가 어려워요. 특히 가족 간에는 이심전심이라는 착각 때문에 오해가 생기고 다투게 되는 것 같아요. 조이의 삶이 늘 조이풀하진 않지만 제목처럼 오늘도 조이풀하게 살겠다고 마음 먹는다면 달라질 거예요. 세상에 태어난 것은 우리의 선택이 아니지만 주어진 삶을 즐겁게 사는 건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이니까요. 바로 오늘이 우리 인생의 골든타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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