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30년째 - 휴일 없이 26만 2800시간 동안 영업 중
니시나 요시노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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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30년째》는 소설이 아닌 실화라는 점에서 눈길이 갔어요.

책 표지에 보이는 익숙한 로고와 간판을 보면서 내심 공감 모드가 작동됐어요. 편의점 점주로서 경험해본 사람만이 알고 있는 고충들, 그냥 털어버리고 싶은 기억이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다양한 인간 군상과 매콤한 세상 맛을 알게 해준 인생 수업이었음을 깨닫게 되네요. 저자의 30년 경력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일본이나 한국이나 사람 사는 모습은 비슷하고, 편의점 점주가 된다는 건 고생할 팔자라는 점에서 똑닮았네요.

저자인 니시나 요시노 씨는 1990년대 중반 남편과 함께 대기업 프랜차이즈 편의점 점주가 되어 30년을 일해왔고, 2024년 4월 말에 프랜차이즈 계약이 만료되는데 본사로부터 연장 요청을 받아 재계약을 검토 중이라고 하네요. 과연 니시나 요시노 씨는 다시 계약을 할까요.

"······ 힘들었던 일들을 열거하려면 한도 끝도 없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일들이었다. 평소 웃는 얼굴로 교류하는 지인과 친구들까지도 어쩌면 뒤에서는 다들 이런 태도로 사람을 대할지 모른다는 의심이 생길 정도였다. 하지만 30년이라는 세월은 나를 극적으로 변화시키기도 했다. 이제는 편의점 일을 이해하고 즐기면서 수완 좋게 처리할 수 있다.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고 옷이나 차림새와 같은 겉모습으로만 사람을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알게 되었다. (···) 계산다에 서서 편의점의 변화를 지켜보고 있으면, 시대의 움직임이 속속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사람들의 사고방식이나 생각의 변화까지 훤히 보인다. 편의점은 일본 사회의 축소판이다." (7-8p)

이 책에서는 편의점 점주로서 겪었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데, 구구절절 공감하면서 읽었네요. 그동안 고객 입장에서 편의점을 들렀다면 전혀 몰랐거나 관심을 두지 않았을 내용들이지만 경험해봤거나 진행 중인 사람이라면 남다른 소회를 느낄 거예요.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과 관련 없는 일에 대해 신경쓰질 않기 때문에 편의점이라는 공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을 텐데, 30년차 점주의 다사다난한 업무 일지를 보면서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보네요. 우리는 결국 서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니까,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더 살맛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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