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 - 개정판
마타요시 나오키 지음, 양윤옥 옮김 / ㈜소미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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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알아주느냐 아니냐는 것이 다를 뿐,

인간은 모두 코미디언이야." (132p)


《불꽃》은 마타요시 나오키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처음엔 "제153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이라는 문구 때문에 마타요시 나오키라는 사람이 유명한 작가님인가 짐작했는데, 이 작품이 데뷔작이라서 놀랐고 코미디언이라서 신기했어요. 어쩐지 소설을 읽으면서 현실감이 팍팍 느껴지더라니, 역시 자전적인 이야기였네요.

소설 속 주인공인 무명 코미디언 도쿠나가는 콤비 개그 '스파크스'에 속해 있지만 무대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요. 불꽃놀이 대회의 행사 프로그램에 밀려 엉망이 된 무대에서 가미야 씨를 처음 만나게 되면서 그와 사제 관계의 계약을 맺게 돼요. 콤비 개그 '천치들'에 속한 가미야의 괴상하지만 묘한 매력에 끌린 도쿠나가는 더욱 그와 가까워지고, 가미야의 개그 이론에 동조하며 개그 실력을 늘리고 싶어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데... 사실 도쿠나가와 가미야가 나누는 대화의 상당 부분이 일본식 개그 내지 만담인데 문화적인 차이인지, 번역상의 문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썩 재미는 없더라고요. 근데 딱 하나, 대단하다고 느낀 점은 그들이 가진 개그 열정이었어요. 무대 위에서 사람들을 웃기고 즐겁게 만드는 힘, 오로지 그걸 위해 노력하는 두 젊은이의 모습이 애잔한 감동을 주네요. 무명 코미디언의 일상과 그들의 솔직한 심정을 알게 되면서, 코미디언이라는 직업이 다르게 보였어요. 이전에는 관객의 입장에서 얼마나 웃기는지 지켜보겠다는 심판의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약간의 존경심이 생겼다고 해야 하나.

세상에 쓸데 없는 꿈은 없는 것 같아요. 모두의 꿈이 소중하고, 그 꿈을 향해 열심히 나아가는 모습은 아름다워요. 도쿠나가는 자신이 만들어낸 것으로 누군가 웃어주는 기쁨이 얼마나 큰가를 알기 때문에 최선을 다했어요. 팡팡 터지는 불꽃처럼 밤하늘을 환히 비추는 그만의 개그가 바로 불꽃이었구나 싶네요. 진짜 엄청난 개그는 우리를 웃고 울게 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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