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원, 은, 원
한차현.김철웅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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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진 당신이 진심으로 사랑한 건 무엇일까요.

언어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감정과 생각이 있기에,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 모두에게 동일한 의미는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사랑하는 순간만큼은 누구나 진실된 감정을 느낄 거예요. 하지만 사랑은 삶의 일부분이지 전부일 수 없다는 걸 자각할 때 밀물처럼 현실과 마주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은원, 은, 원》은 소설가 한차현님과 영화인 김철웅님이 함께 쓴 장편소설이라고 해요.

이 소설은 남자 주인공 차연이 그의 연인인 은원에게 전화하는 장면으로 시작되고 있어요. 둘이 함께 600일 기념으로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뒤,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났는데 전화, 카톡, 문자를 전혀 받지 않자 걱정은 커져만 가고, 닷새째 되는 일요일 오후에 은원의 집을 찾아갔으나 아무도 없었어요. 이상한 건 마치 잠시 외출한 것처럼 일상의 흔적들이 그대로인데 은원만 사라졌다는 거예요. 실종된 은원, 도대체 그녀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처음엔 사라진 은원을 의심했다가 무서운 범죄 미스터리인가 싶었는데 뜻밖의 전개가 펼쳐지네요. 숨겨진 비밀 혹은 진실, 그것이 과연 두 사람의 사랑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평범한 일상을 뒤틀어버리는 특이한 설정들이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만드네요. 만약 이랬다면, 앞으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수많은 가정들을 늘어놓아도 결국 궁금한 건 한 가지였어요.

차연과 은원이 이제 막 연인이 되었을 무렵, 은원이 베이커리 가게에 들어가고 밖에서 기다리던 차연은 무척 신비로운 느낌을 경험했는데, 그날 밤 은원을 안고 누운 차연은 살며시 이야기했어요. "미래를 봤어요. 갑자기 그런 일이 있었어요. 8년 뒤. 아니면 9년 뒤. 은원과 나의 미래가 보였어요. 우리가 그곳에 함께 있는 모습이 ···"(14p) 그러자 은원은 말했어요. "안 궁금해요. 말하지 말아요. 그런 이야기 무서워. 무섭기까지? 무섭고 슬퍼요. 지금은 그냥 지금 이야기만 해요. 그게 제일 좋아." (15p)

사라진 연인을 찾아 나서면서, 자신이 몰랐던 연인의 모습을 알아가는 과정들이 우리에게 의미 있게 다가오는 건 사랑 때문일 거예요. 사랑이라는 감정, 그 마음으로 어디까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차연과 은원을 통해서 깊이 생각해볼 수 있었네요. 사랑은 정말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인 것 같아요. 누구나 사랑하고, 사랑할 수 있지만 세상에 똑같은 사랑은 없으니, 오직 자신만의 사랑으로 기억될 테니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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