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마술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8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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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기 온 이유는 한마디로 책임지기 위해서야." (332p)


이 문장을 읽으면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님이 "시리즈 최고의 갈릴레오라고 단언합니다."라는 말에 공감했어요. 탐정 갈릴레오를 탄생시킨 장본인로서 '최고'라는 의미는 주인공 유가와 마나부에게 보내는 찬사였다고 생각해요. <탐정 갈릴레오>라는 작품을 처음 읽었을 때가 언제인가 더듬어보니 2008년이더라고요. 경시청 형사인 구사나기가 수사가 미궁에 빠질 때마다 대학 동창인 데이도 대학 물리학과 조교수 유가와를 찾아가 결정적인 도움을 받게 되면서 형사들 사이에서 '탐정 갈릴레오'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됐죠. 현실에는 미해결 사건이 너무 많기 때문에 소설 속에서라도 천재 탐정의 등장이 반가웠던 것 같아요. 역시나 탐정 갈릴레오의 활약은 쭉 계속되었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네요. 어느덧 시간이 흘러 유가와는 교수가 되었고, 구사나기 형사는 여전히 도움을 요청하면서도 데면데면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네요.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인간관계도 겉보기와는 다를 때가 많아요. 남들 보기엔 엄청 친하고 가까워도 속으론 미워하는 사이가 있는가 하면, 딱히 친해보이지 않아도 힘들 때 알아서 챙기는 사이도 있으니 말이에요. 그래서 사람 간에는 말보다는 행동에서 그 진심을 확인할 수 있어요. 유가와라는 인물이 천재라서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건 사실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발견했어요.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어른, 진짜 어른이라면 잊지 말아야 할 덕목을 유가와 교수가 알려줬네요. 제목만 봤을 때는 미스터리 그 자체일 거라고 예상했는데, 이토록 현실적인 내용일 줄은 몰랐어요. 청년 고시바 신고와 유가와 교수의 관계, 그 인연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지켜보면서 굉장히 놀라웠어요. 유가와 교수는, "과학 기술의 발전에는 늘 그런 측면이 있다, 과학이 좋은 일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요는 그것을 다루는 인간의 마음에 달렸다, 사악한 인간의 손에 주어지면 과학은 금단의 마술이 된다, 과학자는 그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9p)라고 말했는데, 이것은 세상 모든 일에 해당되는 얘기예요. 우리가 무엇을 하든지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천지 차이예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는 자세인 것 같아요.

《금단의 마술》은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여덟 번째 책이며, 유가와 마나부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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