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탐정의 창자 명탐정 시리즈
시라이 도모유키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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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고 4일째, 이 나라에서는 이상 사태가 이어지는 중이었다.

이전에는 큰 뉴스가 될 법한 흉악 범죄가 매일같이 발생하고 있다.

오늘 아침에는 센다이 시의 산부인과 병원에서 어린 아이들의 사체가 발견되었다.

범인은 불명. 세상은 조금씩 사람이 아닌 것들에게 침식당하고 있었다.

놀라운 것은 이 명백한 이변에 정부나 경찰이 전혀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140p)


《명탐정의 창자》라는 소설에 나오는 문장이에요.

아직 이 소설을 읽지 않은 독자라고 해도 전혀 낯설지 않은 내용일 거예요. 흉악 범죄가 벌어지고 있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으니까요.

그런 끔찍한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저건 인간이 한 짓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공포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일들이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을 때 엄청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보이지 않는 귀신이나 유령보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인간 같지 않은 인간이 더 무서워요. 인간의 탈을 쓰고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

이 책의 첫 장에는 <기록> 으로 일곱 개의 사건 개요가 나와 있어요. 1932년 3월 7일 다마노이케 토막 살인사건, 1936년 야에 사다 사건, 1938년 쓰케야마 사건, 1948년 1월 27일 세이긴도 사건, 1944년부터 1948년까지 쓰바키 산부인과 사건, 1979년 1월 26일 요쓰바 은행 인질사건, 1985년 농약 콜라 사건인데, 놀랍게도 이 사건들은 작가의 상상이 아니라 실제 일본에서 벌어진 엽기 사건이며, 일본범죄총람에서 발췌한 내용이라고 해요. 이 소설에서는 우라노 탐정사무소 소장인 우라노 큐와 그의 조수인 하라다 와타루가 마치 홈즈와 왓슨처럼 등장하는데 전혀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펼쳐지네요. 앞서 소개한 실제 사건이 도대체 현재 사건과 무슨 관련이 있나 싶었는데 조금씩 그 전말이 밝혀지는데, 시라이 모도유키 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입장이라 적응하는 데 살짝 시간이 걸렸네요. 우라노가 의뢰를 받은 기지타니 마을 부근인 간노지 화재 사건에 와타루를 혼자 놔두고 갈 때부터 심상치 않더라니... 소설의 제목이 등장인물의 대사로 등장할 때는 기겁했네요. 일본어로 창자는 '히라와타'로 주인공 하라다 와타루의 별명과 같다는 것도 작가의 기발한 설정이겠지요. 아참, 책 표지에 도끼를 든 실루엣이 뭔가 궁금했는데 쓰케야마 사건을 가리키는 힌트였네요. 범인은 도끼로 피해자의 목을 잘랐거든요. 살인자와 피해자의 관계, 사건 내막을 알수록 소름이 돋는데 과거 비극적인 사건이 현재 이곳에서 다시 일어난다면, 그건 말문이 막힐 정도로 공포스러운 일이네요. 시라이 모도유키 작가님의 소설은 지뢰밭을 걷는 느낌이랄까요, 그만큼 놀랍고 충격적인 작품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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