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여전히 - 안녕 폼페야!
조수빈 지음, 서세찬 그림 / 하움출판사 / 2024년 1월
평점 :
품절


《나답게, 여전히》는 "안녕 폼페야!"라는 부제가 달린 책이에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몰랐던 폼페의 정체는 희소 난치성 근육질환인 폼페병이에요. 이 병명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텐데, 그만큼 희소한 병이라 우리나라 전국을 통틀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폼페병을 진단받은 환자가 15명 정도라고 하네요. 저자는 태어날 때부터 원인 모를 발달 지연과 심장 문제, 백내장 등을 겪다가 폼페병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열여덟 살이 된 지금까지 장애아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지만 장애라는 말은 아무리 들어도 적응이 안 되는 단어라고 이야기하네요. 걷는 것은 고사하고 자가 호흡도 못해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지만 꿋꿋하게 '나는 장애아가 아니다!'라는 소신을 밀고 나가는 밝고 행복한 소녀로서 자기 또래의 투병기를 다룬 책이 거의 없다는 점이 아쉬워서 본인이 직접 책을 쓰게 되었대요. 누가 뭐래도 환자의 마음은 환자의 입장이 아니면 모르기 때문에 자신의 생생한 투병기를 통해 똑같은 상황에 놓여 있는 또래 환자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싶었대요.

폼페병은 분명 반갑지 않은 존재지만 완치라는 게 없는 병이라 한번 발병하면 평생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걸 알고 난 뒤에는 운명이려니 받아들였는데 뜻대로 안 될 때가 많아서 그럴 때마다 정신을 다잡으며 최대한 노력했다고 해요. 그러면서 지난 몇 년간 아주 중요한 사실 하나를 알아냈는데 그건 바로 '사람들 시선에 위축되는 것이야말로 나의 장애를 스스로 인정하는 것' (124p)이라고, 그래서 누가 보든 말든 내 모습에 당당해지려고 어깨를 폈고,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나는 장애인이 아니야. 그냥 몸이 조금 불편한 것뿐이야. 다른 아이들하고 조금 다른 거지 이상할 거 하나도 없어!'라고 생각하게 되었대요. 사람들의 시선 자체가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걸, 아마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겠지만 적어도 자신의 시선이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알아야 할 것 같아요. 그러니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 거라고 하네요. 뚫어져라 쳐다보지 말고, 그렇다고 못 본 척하지도 말고 비장애인들과 똑같이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라는 거예요. 저자처럼 기계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중증장애인을 만나면 너무 놀라지 말아달라고, 장애인은 이상하거나 불쌍한 존재가 아니라 그저 조금 다른 존재로 바라봐달라고 당부하네요. 우리가 장애인과 비장애인 구분 없이 편안하게 어울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해요. 여전히 장애인을 포함한 노약자들이 다니기엔 불편하고 위험한 게 현실인지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 같아요. 언제쯤 우리 사회는 장애인들의 문제를 동등한 시민의 문제로 인식하고 개선할지, 많이 답답하네요. 암튼 힘든 와중에도 감사하며 상처를 딛고 일어나는 법을 배워가고 있는 조수빈의 인생 성장기를 보면서 사랑의 힘을 느꼈어요. 밝고 명랑하게 잘 자란 수빈에게는 따스한 사랑을 듬뿍 주는 부모님이 곁에 계시듯, 사랑으로 이겨내지 못할 일은 없는 것 같아요. 씩씩하고 당당하게 나다운 삶을 살고 있는 저자를 진심으로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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