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의 섬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뾰족한 바위섬과 시퍼런 파도 위에 떠있는 작은 배.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 뭐든 가능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책 표지예요.

《속임수의 섬》은 히가시가와 도쿠야 작가님의 데뷔 20주년 기념작이라고 해요.

사실 히가시가와 도쿠야 작가님의 작품은 처음이라 이전에 얼마나 놀라운 작품을 썼는지 아예 몰랐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일본 본격미스터리 장르에서 유머 미스터리 소설의 1인자라는 수식어가 왜 붙었는지 알게 됐어요. 미스터리 장르의 매력은 역시 놀라운 트릭과 반전이지만 여기에 유머라는 요소가 이토록 파급력이 클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아야츠지 유키토의 『십각관의 살인』 , 아리스가와 아리스의 『외딴섬 퍼즐』 , 가가미 미사유키의 『감옥섬』 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모두 섬에 갇힌 상황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이 소설도 유언장 개봉을 위해 외딴섬에 모인 출판 명문 사이다이지가 사람들 열네 명이 등장해요. 기묘한 건물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섬에 들어왔다가 태풍 때문에 꼼짝없이 섬에 갇히고 마는 설정은 섬 전체를 밀실로 만들면서 두 개의 살인사건에 숨겨진 트릭을 찾아가는 재미를 더해주고 있어요. 미스터리 장르에서 단골로 나오는 설정이라 익숙한데 매번 몰입하게 되는 걸 보면 그만큼 빼놓을 수 없는 장치인 것 같아요.

지금으로부터 23년 전, 당시 사이다이지 가문의 가장이었던 사이다이지 도시로 씨가 비탈섬의 별장에서 살해당했고 범인은 섬 북쪽 가장자리로 도망친 끝에 벼랑에서 몸을 던졌다고 해요. 근데 왜 20여 년이 지난 지금, 하필 그때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행방불명되었던 쓰루오카가 시체로 발견된 것일까요. 23년이라는 시간 차이를 두고 똑닮은 사건이 발생했다는 걸 우연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도대체 누가 이런 발칙하고 치밀한 사건을 계획했는지, 조금씩 섬과 가족들의 비밀을 파헤쳐가는 과정이 흥미롭네요. 바람 한 점 없는 바다는 잔잔하고 평온해보이지만 태풍이 부는 바다는 포악한 괴물로 변해 모든 걸 집어삼켜버려요. 그러니 당신이 알고 있는 바다는 진실의 극히 일부분이며, 전부라고 착각한다면 끝끝내 진실을 마주할 수 없을 거예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