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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사랑한 나무들 - 명화 속 101가지 나무 이야기 ㅣ 화가가 사랑한 시리즈
앵거스 하일랜드.켄드라 윌슨 지음, 김정연.주은정 옮김 / 오후의서재 / 2023년 1월
평점 :
그냥 바라만 봐도 좋은 것들이 있어요.
꽃, 풀, 나무, 아름다운 풍경들 그리고 사랑하는 이의 미소...
오래 간직하고 싶어서 사진을 찍기도 하는데, 가끔은 캔버스 위에 그려보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하다가 그 상상보다 더 멋진 그림을 만날 때가 있어요. 언젠가부터 그림이 주는 위로가 큰 힘이 되었고, 이제는 몇몇 그림들은 다정한 친구 같기도 해요.
《화가가 사랑한 나무들》은 명화로 만나는 101가지 나무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영국의 그래픽디자이너인 앵거스 하일랜드와 세계 최고의 원예 잡지의 편집자인 켄드라 윌슨이 함께 엮은 이 책에는 두 사람이 엄선한 101점의 나무 그림들을 만날 수 있어요. 스물한 명의 화가들이 그린 최고의 나무 그림과 해설이 나와 있어서 감상뿐 아니라 작품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네요.
나무를 주제로 한 그림들을 보고 있노라니 '세상에 똑같은 나무는 하나도 없구나!' 싶었어요. 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화가들의 개성과 예술 세계가 작품 안에 그대로 녹아든 느낌이에요. 마치 보이지 않는 마음이 그림으로 표현된 듯, 제각각의 나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요.
이반 이바노비치 시시킨의 <황량한 북쪽에서>을 보면, 잔뜩 쌓인 눈으로 인해 축축 가지가 늘어진 나무 한 그루가 홀로 서 있어요. 한밤중인 것 같은데 비교적 환하게 느껴지는 건 아마 보름달이 뜬 밤인가봐요. 달빛을 받아 더욱 하얗게 보이는 나무는, 어쩐지 당당하게 느껴져요.
"전나무의 가지는 큰 눈이 내려 얼어붙어도 상처받지 않는다.
눈이 녹으면 가지들은 다시 새로운 싹을 틔운다." (22p)
이 책 속 그림들을 보고 있노라면 나무를 사랑하는 화가의 마음과 화가의 손끝에서 탄생한 나무의 마음을 온전히 느낄 수 있어요.
켄드라 윌슨과 앵거스 하일랜드는 이 책을 펴낸 이유를 이렇게 말하고 있어요.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 역시 자신과 같을 거라 여기지만 우리 대부분은 나무에 무지하다. 환경운동가(tree hugger)라는 단어는 항상 폄하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우리가 실제로 끌어안을 수 있는 나무들을 더욱 많이 심고 그것으로부터 큰 혜택을 받을 때조차 그렇다. (···) 나무 자체를 이야기하자면, 나무의 자기충족적인 아름다움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 사람들이 나무를 더욱더 좋아하기만 한다면 이 세상을 뜨거운 공기대신 산소로 가득 채울 수 있을 텐데 말이다." (5p)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아직 나무를 모르는 모두를 위한 책이에요. 사랑하면 보이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