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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세웅 평전 : 정의의 길, 세 개의 십자가
김삼웅 지음 / 소동 / 2024년 1월
평점 :
지금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역사적으로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는 이 시점에 이 책을 읽게 된 건 우연이 아닌 것 같아요.
영화 <서울의 봄>를 보면서 그저 영화 속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예요. 흔히 영화에 등장하는 소름끼치는 악당과 현실을 결부짓는 일은 거의 없는데, 오히려 영화는 현실을 담아내기에 역부족일 만큼 우리의 현대사는 피비린내로 얼룩져 있어요. 그들은 끝내 사죄하지 않았어요.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민주화의 역사이며 그 안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피, 땀, 눈물 그리고 희생이 깃들어 있다는 걸 오늘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어요.
《정의의 길, 세 개의 십자가》는 함세웅 신부님의 평전이에요.
이 책에서는 함세웅 신부님의 생애를 되짚어가며 정의로 가는 길을 보여주고 있어요. 우리는 사제로서의 함세웅 신부님이 어떻게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게 되었는지, 무엇을 해왔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함세웅 신부님의 정의감은 남달랐던 것 같아요. 성장기와 군복무 시기, 유학 시절과 초임 신부 시절에 이르기까지 불의와 부정을 보면 늘 분개하였고, 유신독재에 저항하는 민주화의 의병으로서 정의구현사제단을 만들었어요. 종교단체가 정의라는 명칭을 쓰게 된 건 한국 종교사상 최초의 일이라고 해요. 정의구현사제단은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고, 일관된 원칙과 소신을 실천해왔어요. 항일독립운동, 민주화운동, 통일운동을 일직선으로 연결하는 조직과 연대를 추구해왔으며, 이 큰 세 줄기를 하나로 잇는 것이 함세웅 신부님이 평생을 두고 추구해온 스스로의 소명이라고 하네요.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친일파 독재의 잔영이 청산되지 않았고, 오히려 일제강점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세태가 기가 막힐 따름이에요. 한국 정치의 비극이 재현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함세웅 신부님은 "(예수의) 부활은 결코 관념적 교리가 아닙니다. 불의와 맞서 싸우는 정의의 실천입니다. (···) 부활은 정의에 대한 열망과 불의와 거짓과의 결별에서 확인됩니다." (314p) 라고 말했는데, 지금 부활의 시기가 임박한 게 아닌가 싶어요. 정의의 길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가야 할 길이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