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을 죽인 여자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 푸른숲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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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죽인 여자들》은 클라우디아 피녜이로의 대표작이라고 해요.

우선 이 작품의 원제 "Catedrales" 는 스페인어로 '대성당'을 의미해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종교를 소재로 한 이야기이나, 특정 종교의 문제라기보단 종교로부터 비롯된 인간의 모든 것을 다룬다고 볼 수 있어요. '신을 죽인 여자들'이라고 표현했지만, 우리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신이란 무엇인가. 여러 종교에서 정의하는 신의 공통적인 특징은 전지전능하며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며 초자연적인 능력을 지닌 절대적 존재로 묘사되고 있어요. 신과 인간과의 관계를 설명하려면 일차적으로 신이라는 대상이 있어야 하고, 그 신이라는 대상 앞에 소위 종교행위를 하는 종교의 주체인 인간이 있어야 해요. 그 주체와 객채와의 구체적인 관계를 맺어주는 것이 바로 종교행위인 거예요. 종교 옹호자들은 신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대해 신이란 알 수 없는 신비이며 우리의 제한된 정신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너무도 위대하다는 주장을 내놓기 때문에 반대로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이들과는 단절 내지 적대적 대결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어요. 인류 역사가 보여주듯이 종교는 갈등과 분쟁의 씨앗이 되었고, 자신의 교리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을 탄압하고 죽음으로 내몰았어요. 과연 인간에게 종교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 장에 적힌 문구가 심장을 쿵! , 읽기도 전에 강타했어요. "하느님 없이, 저들만의 대성당을 짓는 이들에게"

여기 신을 죽인 여자들이 있어요. 아르헨티나 브에노스아이레스 인근에 사는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사르다 가족 세 자매의 이야기예요.

소설은 막내동생의 죽음 이후 아르헨티나를 떠나 스페인 산티아고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리아의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어요. 리아는 가족 중 유일하게 편지로 교류하던 아버지 알프레도가 죽었다는 소식을 뒤늦게 전해 듣는데, 슬픔에 빠진 그녀 앞에 존재도 몰랐던 언니 카르멘의 아들, 즉 조카인 마테오가 건네 준 건 알프레도의 편지였어요. "나는 우리 각자가 자신이 견뎌낼 수 있는 진실까지만 도달한다고 믿는단다." (415p)

어느 날 갑자기 잔인하게 살해된 여성의 죽음을 둘러싼 비밀을 풀어간다는 점에서 범죄 추리, 미스터리 스릴러로 분류되지만 그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충격적인 진실과 맞닥뜨리게 된다는 점에서 사회고발물이 아닌가 싶어요. 우리는 그 진실에 다다를 용기가 있는가...



"그건 단순히 보는 것과 보고 무언가를 알아내는 것의 차이죠.

물론 이 둘은 절대 같지 않습니다.

자기 눈앞에 있는 것을 판단할 생각은 하지 않고 멀뚱이 바라보기만 하면서,

무언가를 발견하길 기다리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실 겁니다.

반면 살아 움직이는 인간의 경우는 예측하기가 불가능하죠." (22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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