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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면 죽는다 - 비밀이 많은 콘텐츠를 만들 것
조나 레러 지음, 이은선 옮김 / 윌북 / 2023년 12월
평점 :
화끈한 제목에 끌렸다가, 그 주인공이 '미스터리'라는 걸 안 순간 쾌재를 불렀네요.
정말 좋아하는 장르라서... 사실 미스터리에 매료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지 않을까요.
《지루하면 죽는다》는 미스터리 장르의 비밀을 뇌과학과 인지심리학으로 풀어낸 책이에요.
저자는 신경과학과 문학을 전공한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라고 해요. 스물여섯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프루스트는 신경과학자였다』를 출간하여 올리버 색스, 안토니오 다마지오 등 세계적 석학들에게 찬사를 받은 뇌과학계의 슈퍼스타인 그가 이번에는 과학적인 시선으로 다양한 베스트셀러의 패턴과 심리적 전략을 해부하여 놀라운 미스터리 전략을 밝혀냈네요. 인간의 뇌에서 도파민은 우리가 세상을 살피고 가장 재미있어 하는 게 뭔지를 파악할 때 통용되는 신경물질인데, 그 도파민을 가장 크게 자극하는 것이 바로 미스터리한 느낌을 주는 재미이며 신경과학자들은 예측 오류라고 이름 붙인 재미라고 하네요. 인간의 뇌는 항상 문제 해결과 향후 예측을 시도하지만 정작 우리의 관심을 사로잡는 건 정확한 예측이 아니라 예측 오류, 즉 예상하지 못했던 보상과 뜻밖의 사실이라는 거예요. 세계적인 뮤지컬 작곡가이자 기획자인 스티븐 손드하임은 자신의 미학에 대해, "예술작품에는 뜻밖의 놀라움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관객의 시선을 붙잡아놓을 수 없다." (27p)라고 표현했어요. 시대와 취향을 초월해 사랑받는 작품에는 가장 매혹적인 미스터리가 숨겨져 있으며, 저자는 그 미스터리들을 낱낱이 해체하여 그 비밀을 다섯 가지 전략으로 명쾌하게 풀어내고 있어요.
이 다섯 가지 전략은 수없이 많은 형태로 변주될 수 있지만 목표는 단 하나, 예측 오류를 몰입감 넘치는 오락으로 바꾸고 미지의 매력으로 관객을 사로잡는 거예요. 한마디로 비밀이 많은 콘텐츠를 만들 것.
미스터리 박스로 출발하여 입체적인 캐릭터와 모호한 설정을 활용하고, 상상력을 증폭시키는 동시에 매력적인 난해함을 동원하여 규칙을 깨부수고, 마성의 캐릭터로 모호하고도 흥미롭게 즐길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독자와 관객의 도파민을 증폭시키며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비결이에요. 빼어난 창작자들은 거의 모두 탁월한 추리 능력을 갖추고 있기에 저자는 그러한 능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요. 인생의 무기가 되는 미스터리 솔루션의 핵심은 호기심을 갖는 거예요. 작가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는 "권태로부터 해방되면 그야말로 이루지 못할 게 없다. 그것이야말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비결이다." (267p)라고 했는데, 호기심은 권태의 해독제라는 거죠. 우리에게 의미를 가르쳐주는 건 정답이 아닌 질문이에요. 호기심과 배움의 열정을 자극하는 하크니스 교수법으로 수업을 받은 학생들은 한결같이 '지루하지 않다'라고 말했대요. 모든 교실에서 날마다 외치는 노블 아카데미의 교훈은 "모험하라. 두려움 없이. 부끄러움 없이." (268p)인데, 어른들에게도 해당되는 조언인 것 같아요. 미스터리 전략은 작가들을 위한 비법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강력한 도파민 기폭제를 제공해주네요. 재미있어야 살아남는다고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