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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 - 지브리 음악감독과 뇌과학자의 이토록 감각적인 대화
히사이시 조.요로 다케시 저자, 이정미 역자 / 현익출판 / 2023년 11월
평점 :
드라마나 영화를 보다가 흘러나오는 음악에 빠져들 때가 있어요.
영상과 음악이 하나가 되어 완전 몰입할 때 감동이 밀려오더라고요. 그래서 사운드트랙을 즐겨 듣게 된 것 같아요.
아무도 질문한 적은 없지만 이 책 때문에 생각해봤어요. 음악을 듣는 이유가 뭘까라는. 단순하게 '좋아하니까.'라고 답할 수 있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보니 새로운 세계가 있었네요. 음악과 인간 사이, 그 감각적인 연결고리에 관하여 유명한 음악가와 뇌과학자가 대화를 나누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는 지브리 음악감독 히사이시 조와 뇌과학자 요로 다케시의 대담집이에요.
이 책은 두 사람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어서 쉽게 읽을 수 있는데 그 내용은 진지한 주제와 전문적인 지식을 나누고 있어서 흥미롭고 유익하네요.
음악이라는 주제로 시작하여 인간의 몸과 마음이 어떻게 음악을 듣고, 무엇으로 인해 감동을 받는지, 감각과 현대 사회의 관계는 어떠한지, 인간과 예술의 의미까지 뇌과학적인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어요. 음악을 듣는다는 건 귀로 들어오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일인데, 인간의 뇌는 모든 감각을 통합하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과는 차별화된 반응을 보이는 거예요. 인간은 뇌가 진화하고 의식이 생겨났는데, 눈과 귀로 들어오는 서로 다른 정보가 모두 자기 자신이 받아들이는 정보임을 이해하는 기능을 발달시켰고 그 과정에서 눈에만 속하는 것도 아니고 귀에만 속하는 것도 아닌 여분의 영역인 연합영역이 생겼다고 해요. 시각과 청각이라는 이질적인 두 감각을 연합시킨 결과 생겨난 것이 바로 언어인데, 인간은 언어를 가짐으로써 세계를 똑같이 만들어 버린 거예요. 언어는 눈으로 보나 귀로 들어나 똑같지만 두 감각을 결합시키는 데 필요한 요소가 있어요. 시각에 없는 건 시간이고, 반대로 청각에 없는 건 공간이에요. 사진이나 그림에 시간을 담을 수 없는 건 눈이 시간을 전제로 삼지 않기 때문이에요. 소리는 얼마나 멀리서 들리는지, 어느 방향에서 들리는지, 거리와 각도만 알 수 있어요. 눈이 귀를 이해하려면 시간의 개념을 습득해야 하고, 귀가 눈을 이해하려면 공간이라는 개념을 형성해야 하므로 시공간이 언어의 기본이 되었고, 언어는 그렇게 탄생했다고 하네요. 말은 공통성을 전제로 하며, 상대방과 자신이 똑같은 대상에 대해 말하고 있는 상태를 이해하거나 공감하는 것인데 상대방의 뇌와 자신의 뇌가 똑같이 작동하는 거예요. 사람들은 감정이 각자만의 것이라고 여기지만 실은 상황과 타이밍이 서로 다를 분, 원래 감정이란 공감하는 것이래요. 뇌는 그런 식으로 사회적 동물이 서로 공통 요소를 갖도록 존재하고, 인간의 행동이 마지막 단계에 이른 것이 도시라는 사회라는 거예요. 지금 사회는 언어가 우선이 되면서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되어버렸지만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것 중에 그림과 음악 같은 예술이 버티고 있기에 둔해진 감각을 깨울 수 있는 거죠. 음악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어요. 음악은 근본적으로 공명을 추구한다고 해요. 모든 인간은 예술가라는 사실만 잊지 않는다면 자연과의 조화, 감각의 균형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