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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요리사 - 다섯 대통령을 모신 20년 4개월의 기록
천상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12월
평점 :
2022년 5월 10일 청와대가 개방되면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어요.
국민들이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소식만 접했기 때문에 청와대에 수많은 사람들이 일했다는 사실은 잊고 있었네요. 청와대에 머무는 대통령을 위한 모든 음식을 책임졌던 요리사님의 책이 출간되면서 새삼 그곳에서 일했던 사람들을 떠올리게 됐네요.
《대통령의 요리사》는 전 청외대 총괄조리팀장 천상현님의 책이에요.
이 책은 다섯 대통령을 모신 20년 4개월의 기록을 담고 있어요. 저자는 중식을 좋아하던 김대중 대통령의 특별 요청으로 추천을 받아 1998년 만 서른이라는 젊은 나이에 청와대 최연소 요리사로 발탁되어 문재인 대통령의 재임기간까지 청와대 주방을 책임졌던 분이에요. 대통령의 삼시세끼를 추억하며 자신과 같은 길을 걷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사실 일반인들에겐 대통령은 무엇을 먹는지, 청와대 음식이 가장 궁금한 부분일 거예요. 저 역시 음식에 초점을 뒀는데 저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음식 이야기가 곧 사람과 삶의 이야기구나 싶었어요.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까지 다섯 분의 대통령을 모시면서 겪었던 일화들은 우리에겐 그분들을 다시 한 번 추억할 수 있는 기회라서 특별한 것 같아요. 그것은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것들이니까요. 저자가 꼽는 역사적인 만찬으로는 남북정상회담과 세 번의 만찬이라고 해요. 2000년 6월 평양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만남, 그 후 2007년 10월 평양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간의 정상회담, 그리고 2018년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모두 경험했던 저자는 음식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오랜 세월 냉전과 화해를 반복하며 긴장감을 유지해왔지만 비슷한 음식문화를 바탕으로 한민족의 유대를 돈독히 할 수 있었다고 해요. 2000년 남북정상회담 직후 남북 요리사들이 진한 동포애를 나눈 사연은 뭔가 뭉클한 것 같아요. 청와대 개방으로 더 이상 청와대 주방에 요리사 분들이 없다는 것이 이토록 허전하고 아쉬운 일이 될 줄은 몰랐네요. 역사적인 만찬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은 한반도의 평화를 원하는 마음이기도 해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청와대 음식과 청와대 주방 이야기뿐 아니라 요리사로서 지닌 소명과 마음가짐까지 들을 수 있어서 의미 있고 유익했네요. 마지막으로 청와대에서 일했던 많은 분들과 요리사님들, 정말 수고하셨다고 전하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