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1 - 제1부 개미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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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0년이라니, 놀랍고 신기해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의 데뷔작 《개미》가 프랑스에서 1991년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는 1993년 초판이 나왔어요.

지금 제 손에 있는 책은 2023년, 초판 발간 30주년을 기념하여 나온 리뉴얼판이에요. 새로운 표지와 길쭉해진 판형으로 겉모양은 달라졌지만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살짝 과장을 보태자면 과거 그때 그 시절의 나를 소환하는 느낌이었어요. 단순히 다시 읽는 행위가 아니라 소설 속 문장들이 기억 세포를 깨우면서 특별한 감정이 되살아났어요.

수개미 327호, 봄철 첫 사냥 원정대 중에서 혼자 살아남아 개미 도시 벨로캉에 돌아왔어요.

《비상! 전쟁이다. 난쟁이개미들이 우리 첫 파견대를 몰살했다. 그들은 치명적인 성능을 가진 신무기를 가지고 있다.  전투 준비! 전쟁이 선포되었다.》 (64-65p) 더듬이를 세우고 경보의 냄새를 뿌리자 개미들이 모여들었지만 군중들은 327호의 말 대신 《그럴 리가 없다. 우리 첩보원들이 나갔다 돌아왔다. 그들 얘기로는 난쟁이개미들이 아직 자고 있다고 한다. 그들이 틀릴 리가 없다.》 (66p) 라는 익명의 더듬이가 발산하는 말을 믿었어요. 이제껏 봄철의 전쟁이 일찍 시작된 적은 없었으니까, 아무리 수컷 327호의 어조가 진실성이 느껴져도 믿고 싶지 않았던 거죠. 첫 원정대의 유일한 생존자인 327호의 말에 귀 기울이는 자는 아무도 없었어요. 이 장면이 너무나 강렬하게 와닿았던 건 지금 우리의 모습과 너무나 닮아 보여서, 어쩌면 그들처럼 보고도 못보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서,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들에게 속고 있는 세상 때문이에요.

세상을 온통 인간 중심적으로 바라보다가 《개미》를 통해 새롭게 눈을 뜬 경험이 얼마나 놀라웠는지 몰라요. 그때는 신기하고 경이로웠다면 지금은 약간 소름이 돋더라고요. 인간과 개미의 세계를 오가는 거대한 모험은 여전히 매력적이네요. 마치 빅뱅이 일으킨 엄청난 폭발력으로 우주가 탄생하듯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는 제 머릿속의 빅뱅을 일으킨 주인공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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