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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안내서 - 더러워서 묻지 못했던 내 몸의 온갖 과학적 사실들 ㅣ 시시콜콜 사이언스
스테판 게이츠 지음, 제효영 옮김 / 풀빛 / 2023년 11월
평점 :
콧물, 재채기, 트림, 방귀... 생리 현상인 건 알지만 인상이 찌푸려지는 건 어쩔 수 없네요.
더러워서 싫다고만 생각했지, 이런 반응이 학습된 것이라곤 전혀 의식하지 못했네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죠.
《인간 안내서》는 슈테판 게이츠의 책이에요.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저자는 수년 동안 메스꺼울 수 있는 과학 지식을 연구해왔다고 해요. 우리가 땀을 비롯한 몸 냄새, 여드름, 사마귀, 종기, 코딱지, 비듬, 부스럼 조각, 방귀, 구토 등을 부끄럽게 여기는 건 이 사회가 인간을 통제하려고 수치심을 이용해왔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원래 이 책의 제목은 <무례한 과학 Rude Science> 이라고 해요. 신체의 여러 작용이나 생물학적 특징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타고나는 것인데 바꿀 수 없는 특징을 부끄러워하고 굴욕감을 느낀다니 이상한 거죠. 그래서 저자는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우리 몸이 괴상한 게 아니라 신비롭고 멋지다는 걸 알려주고 있어요. 우리 몸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더 이상 민망해하지 않는 것, 부끄럽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길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식탁에서 트림하는 것과 욕설을 내뱉는 것 중에서 무례한 행동은 뭘까요. 과학을 좀 아는 사람이라면 트림은 위와 식도의 가스가 소량 나오는 것으로 장에 쌓인 가스를 배출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받아들이겠죠. 일부러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건 트림이 아니라 욕설이고요. 간혹 트림을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은 복통과 속이 더부룩한 증상에 시달린다고 해요. 몸 안에 들어간 가스는 나와야 정상이고, 못 나오면 불편감을 넘어 위험할 수도 있어요. 이렇듯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생리현상도 있지만 개별적으로 나타나는 신체 특징들도 있어요. 가장 신기한 건 혀 털이에요. 혀에 검은 털이 자라는 설모증으로 전체 인구의 13%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하다는 게 더 놀라워요.혀 표면에 색이 짙고 털과 비슷한 것이 목구멍 쪽을 향해 자라는데, 그 원인은 사상유두(혓바닥의 표면에 있는 돌기)의 과도한 성장 때문이래요. 보통은 칫솔이나 혓바닥 긁는 도구로 닦으면 쉽게 제거된대요. 사람의 겉모습은 변덕스러운 운명의 손길과 유전자로 결정되기 때문에 진짜 흥미로운 특징이 가려지기도 한대요. 너무 독특해서 이상하다고 느낄 순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비롭고 재미있어요. 이 책 덕분에 두 가지 편견이 깨졌어요. 우리 몸과 과학의 세계, 둘 다 알면 알수록 흥미롭고 멋진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