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 -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무너뜨린 정신의학사의 위대한 진실
수재나 캐헐런 지음, 장호연 옮김 / 북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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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환자, 로젠한 실험 미스터리》는 역사적 실험의 이면을 추적한 책이에요.

저자는 촉망받는 기자였던 스물네 살 무렵에 삶을 뒤흔드는 정신질환 오진을 경험했다고 해요. 원래 병명은 자가면역 뇌염인데 의사들이 차트에 조현병이라고 적는 바람에 정신병원에 강제 수감되어 잘못된 정신질환 치료를 받다가 한 의사의 끈질긴 노력과 헌신으로 정확한 병명을 밝혀낼 수 있었다고 하네요. 만약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상상만으로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공포스러워요. 정신병원에서 나는 미치지 않았다고 외친들 누가 믿어주겠어요. 멀쩡한 정신을 가졌어도 이렇듯 황당하게 정신병원에 강제 수감된다면 충격받아서 정신을 잃지 않을까 싶어요. 저자는 자신과 같은 오진의 희생자가 계속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를 생각하며 이 문제를 탐구하게 됐고, 「정신병원에서 제정신으로 지내기」 라는 책을 통해 세상을 뒤흔든 로젠한 실험을 알게 됐다고 해요. 로젠한이 50년 전에 했던 연구가 저자에겐 도전으로 여겨졌고, 정신보건 시스템이 여전히 방치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지 알아보라는 명령으로 받아들였다고 하네요. 가짜 환자로서 직접 겪어봤기에 뼈저리게 느낀 고통과 분노, 실망과 좌절이 로젠한 실험 연구를 탐구하는 원동력이 된 거죠.

이 책은 베테랑 기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수재나 캐헐런이 탐정처럼 추적해가는 로젠한 실험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자는 정신의학사에서 볼 때 대단히 충격적인 이 실험이 왜 일어났고,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차근차근 풀어내고 있어요. 실험의 역사적 배경을 살펴보고 로젠한이 남긴 자료와 유품들, 생존한 인물들을 통해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정신의학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어요. 불확실성을 마주하며 자신들은 절대적으로 오류가 없다고 밀어붙인 의사들의 오만함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알 수 있어요. 조현병이니 조울증이나 정신이상이니 꼬리표를 환자들에게 붙이면서 실상은 온전한 정신과 정신이상을 구별할 수 없다면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할까요. 물론 로젠한 실험에도 여러 문제들이 있었지만 중요한 건 정신의학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짚어냈다는 사실인 것 같아요. 갈수록 정신과 마음이 아픈 사람은 많아지고 있는데, 정신의학에 관한 올바른 지식이 없다면 바로 나 자신의 문제를 외면하는 일이 될 거예요. 놀라운 로젠한 실험을 통해 정신의학과 정신질환에 관한 문제들을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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