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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10월
평점 :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뇌》 가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출간되었어요.
우리나라에 출간된 지 벌써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에 놀랐고, 개정판이라서 반가웠어요.
감각적인 표지와 120×210이라는 독특한 판형이 소설의 제목과 찰떡인 것 같아요.
"우리는 무엇에 이끌려 행동하는가?" (13p)라는 첫 문장으로 시작되는 순간, 이미 우리의 뇌는 질문을 입력하고 있어요.
그러나 깊이 생각할 틈 없이 체스 세계 챔피언 자리를 놓고 <디프 블루 Ⅳ>라는 컴퓨터와 대결하는 남자에게 관심이 쏠리게 돼요. 그 남자의 이름은 사뮈엘 핀처, 체스의 천재이자 신경 정신과 의사예요. 남자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여 체스 세계 챔피언 자리를 지켜왔던 컴퓨터를 이겼고, 바로 그날 밤에 자신의 빌라에서 변사체로 발견됐어요. 누가 핀처를 죽였을까요.
공식적인 수사 결과가 발표됐지만 여기에 의심을 품은 젊은 과학부 기자인 이지도르 카첸버그는 객원 기자인 뤼크레스 넴로드에게 함께 수사하자고 제안해요. 죽은 사뮈엘 핀처 박사의 표정은 완전한 황홀경의 온갖 징후들이 서려 있었다는 것, 바로 그 점 때문에 핀처 박사의 죽음이라는 사건을 통해 뇌라는 주제를 다루고 싶었던 거예요. 과연 핀처라는 천재의 뇌 안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졌던 걸까요.
무엇보다도 핀처 박사는 체스에서 승리 후 인터뷰에서, "저의...... 저의 이 승리는 어떤 은밀한 동기 덕분에 이루어졌습니다." (20p)라고 말했는데, 그 동기란 무엇일까요. 이 소설의 원제는 최후의 비밀이에요. 현재 시점에서 이지도르와 뤼크레스가 수사하는 과정과 과거 시점에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장루이 마르탱의 이야기를 씨실과 날실처럼 엮어가는 구성이 흥미롭네요. 살짝 정신을 차려보니 이야기 속에 빠져, 어쩐지 덫에 걸린 느낌이에요.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끌려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끝까지 읽을 수밖에 없어요.
<만약 어느 날 누가 당신에게 내 이름이 뭐냐고 묻거든, 이렇게 대답하세요. 내 이름은...... 《아무》라고.> (293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