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mian 데미안 세트 - 전2권 - 영문판 + 한글판
헤르만 헤세 지음 / 반석출판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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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곁에 두고 읽는 책들이 몇 권 있어요.

번역에 따라 글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똑같은 작품인데도 여러 권을 소장하게 된 것 같아요.

반석출판사에서 나온 반석 영한대역 시리즈 열세 번째 책으로 《데미안》을 읽게 됐어요. 헤르만 헤세의 자전적 소설인 <데미안>은 청소년 필독서로 처음 읽은 이후 몇 년에 한 번 꼴로 다시 읽게 되는 작품인데 영문판은 처음이네요. 한글판에는 친절하게 작품 해설과 등장인물에 관한 간략한 소개 그리고 작가 연보가 서두에 나와 있어서 데미안의 첫 독자에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이 소설은 '싱클레어 어느 소년 시절의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고, 1919년 출간 당시 헤르만 헤세는 본명 대신 주인공인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을 썼어요. 어린 싱클레어가 두 개의 상반된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겪는 고통은 성장 과정일 수도 있지만 인간 본연의 고뇌이기도 해요. 인간이란 무엇인지, 우리는 스스로 그 답을 찾아야만 해요.

한글로 번역된 데미안만 읽다가 영어로 읽으니 뭔가 느낌이 다른 것 같아요. <데미안>의 첫 문장은 "나는 다만 내 진정한 자아가 이끄는 대로 조화롭게 살고자 했을 뿐이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8p) / "I wanted only to try to live in accord with the promptings which came from my true self. Why was that so very difficult?" (7p) 인데, 두 개의 언어로 번갈아 읽으니 색다른 묘미가 있네요. 어쩐지 독해 공부를 하는 기분이지만 좀 더 오래 문장을 바라보게 되니 의미를 곱씹게 되네요. 문득 독일어로 된 원서를 읽으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지네요. 문장을 있는 그대로 옮긴다는 건 이중언어 사용자가 아닌 이상 모국어를 기반으로 외국어를 번역한 것이니 의미 전달이 평면적일 수밖에 없을 거예요. 앞뒤 문맥에 숨겨진 의도 내지 뉘앙스까지 읽어내긴 어렵겠지만 언어의 장벽을 넘나드는 글맛은 느낄 수 있네요. 진정한 자아로서 살고 싶었던 싱클레어, 아니 헤르만 헤세가 찾은 답은 무엇일까요.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건 먼저 우리 스스로 인간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어요. 인간이 인간답지 못할 때 세상은 혼란에 빠지는 것 같아요. 끔찍한 전쟁과 비극들은 결국 인간으로 살지 않았던 것들이 만들어낸 참상이니까요. 생생한 삶을 살아가는 한 인간의 이야기야말로 우리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요. 싱클레어의 고백처럼 우리는 깨달았거나 깨달아가는 과정에 있으니, 우리의 노력은 더 완벽한 상태의 깨달음을 향해 계속 이어질 거예요. 그 노력 속에 힘과 위대함이 있다고 믿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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