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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칠드런 ㅣ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9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0월
평점 :
일찍 철이 든 건지, 아니면 외로움을 빨리 느낀 건지 알 수 없지만 그때의 시간들이 스스로 성장하게 만든 것 같아요. 신기하게도 아이들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읽다보면 과거의 시간이 소환되면서 치유되는 느낌이 들어요. 소설 속 주인공과 전혀 닮은 구석은 없지만 마음은 통하는 법이니까요.
《미드나잇 칠드런》은 댄 거마인하트의 장편소설이에요. 작가의 이름을 보고 반가웠어요. <코요테의 놀라운 여행>에서 주인공 코요테 덕분에 가슴뭉클한 감동을 받았거든요. 이번에는 시골 마을에 사는 외톨이 소년 라바니가 주인공이에요. 한밤중에 잠에서 깬 라바니는 우연히 길 건너 집에 자신만큼이나 조용하고 외롭고 슬퍼 보이는 여자 아이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어요. '두려운 건 괜찮다. 외로운 건 괜찮다. 슬픈 건 괜찮다. 따지고 보면, 어둠과 주먹질과 도살장과 잔인한 진실로 가득한 세상이니까. 하지만 그것과 다른 것이 존재한다는 희망이 있으려면 손을 내밀어야 한다.' (39p) 라고 생각한 덕분에 라바니는 신비로운 아이들에게 먼저 다가갈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평소의 라바니라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텐데 그 작은 용기가 삶을 바꾸는 결정적 요인이 될 줄이야. 태어난 순간 이미 정해진 환경 속에서 살아야 하는 운명이지만 가끔 그 운명을 뒤바꾸는 일들이 벌어질 때가 있어요. 누구에겐 행운일 수도 있고, 아니면 불행일 수도 있어요. 중요한 건 어떤 사건이냐가 아니라 무슨 선택이냐인 것 같아요. 삶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선택은 달라지고, 운명도 바뀔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라바니는 자신만의 선택을 했고 삶이 달라졌어요. 이제껏 살면서 지나온 일들을 후회하거나 미련을 가진 적이 없지만 라바니를 보면서 조금 궁금해졌어요. 그때 좀 더 용기를 냈더라면 많은 것이 달라졌을까라는, 그래서 지금이라도 용기를 내야겠다고 마음 먹었네요. 마음이 이끄는 대로 주저없이 나아간다면 우리 삶은 더욱 반짝일 테니까요. 아름답고 신비로운 이야기에 푹 빠졌더니 라바니 마법에 걸렸나봐요. 덩달아 행복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