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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버리, 몰입하는 글쓰기 - 머나먼 우주를 노래한 SF 거장, 레이 브래드버리가 쓰는 법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김보은 옮김 / 비아북 / 2023년 10월
평점 :
레이 브래드버리, 그는 누구인가.
SF 문학의 거장인 아이작 아시모프, 로버트 하인라인, 아서 C. 클라크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작가이자 단편의 제왕이라고 하네요.
바로 그가 알려주는 글쓰기의 비법은 무엇일까요. 역시나 거장답게 서문부터 남다른 것 같아요. 책보다는 짧은, 하지만 아주 긴 제목의 서문이 인상적이에요. "인생이라는 나무에 기어올라가, 자신에게 돌을 던진 다음, 몸과 영혼을 다치지 않고 내려오는 법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어떻게 자신이 글쓰기라는 세계에 빠져들었으며, 이 책에 실린 에세이들을 쓰게 되었는지를 이야기하면서 화끈하게 선언을 해주네요. "매일 아침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지뢰를 밟는다. 지뢰는 나다. 지뢰가 터지고 난 뒤, 나는 파편을 끌어모으는 데 남은 하루를 다 쓴다. 이제, 당신 차례다. 뛰어들어라!" (12p)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에게 위대한 작가들의 공통된 조언은 하나인 것 같아요. 지금 당장 쓰라는 것.
작가들이 들려주는 글쓰기 비법은 딱딱한 작문 수업과는 비교가 될 정도로 흥미롭고 재미있어요. 소년 시절에 그는 자신의 삶의 모든 여름이 한 권의 책으로 태어났다고 이야기하네요. 얼마나 감격했는지 그때의 심정을 시로 표현했네요. 감수성이 풍부한 소년에게 놀라운 자극이 되어준 책, 그 책이 무엇이냐보다 한 사람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줬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 같아요. 열두 살 때 나무에서 떨어져 장난감 타자기를 발견하고 첫 소설을 썼던 소년이 지금 이 책을 쓴 거예요. 독자가 읽고 있는 책은 단순히 종이 위에 인쇄된 글자들이 아니라 굉장한 세계가 숨겨져 있는 거라고요. 우리는 가슴 떨리고 설레는 것에 반응하고 기억하며 삶의 의미를 발견해요. 레이 브래드버리는 《브래드버리, 몰입하는 글쓰기》라는 책을 통해서 쓰기의 즐거움, 더 나아가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가만히 기다린다. 이윽고, 살그머니 내려오면 혀에서 떨어지며 소리로 불타오르는, 그런 진실이 발견된다. 이 모든 것은 비밀스러운 땅에 있는 비밀스러운 피와 비밀스러운 영혼에서 나온다. 그는 기뻐하며 슬금슬금 나와 글을 쓰고는, 도망가 숨어버린다." (190p) 글쓰기의 비법이란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아니라 모두가 다 알지만 들어가지 않은 문 너머에 있어요. 이제 봤고, 문을 열기만 하면 돼요. 한 걸음 내딛는다면 그 다음은 쭉 들어가는 일만 남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