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더랜드 - 5억 5,000만 년 전 지구에서 온 편지
토머스 할리데이 지음, 김보영 옮김, 박진영 감수 / 쌤앤파커스 / 2023년 10월
평점 :
《아더랜드》는 아주 특별한 시간여행을 다룬 책이에요.
이 책은 지구의 지질학적 역사를 살펴보기 위한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며, 지금과 다른 과거의 세계인 아더랜드를 보여주고 있어요.
우리는 거대한 공룡들이 활보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고생물학자들 덕분에 사라진 지구의 모습을 상상할 수는 있어요. 땅 속에 묻힌 화석들을 꺼내어 그 화석을 만든 생물이 살던 세계를 재현하는 것은 고생물학자들이 18세기부터 시도했던 일이며 지난 수십 년간 꾸준히 지속되어 최근에는 멸종 동물의 세부사항들이 밝혀졌다고 해요. 하지만 일반인들에겐 화석만으로 생명의 역사를 이해하기는 버거운 일이라서 그 오랜 과거의 시간들을 설명해줄 사람이 필요해요. 저자인 토마스 할리데이는 영국 에든버러 출신의 고생물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로 영국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연구원으로서 과거로의 시간여행 안내자 역할을 해주고 있어요.
이 책에는 수천 명의 과학자들이 연구한 결과들을 토대로 복원한 과거의 모습이 그려져 있어요. 여기에서 보게 될 모든 것은 화석 기록에서 직접 관찰하여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있고, 이견이 있는 경우는 경쟁 가설 중 하나를 선택했다고 해요. 여행의 순서는 현재에서 과거로 거슬러 가며, 가장 가까운 2만 년 전 플라이스토세의 빙하기를 시작으로, 400만 년 전 플라이오세의 간빙기, 533만 년 전 마이오세의 잔클레 홍수, 3200만 년 전 올리고세의 팅기리리카 시대, 4100만 년 전 에오세의 온난화, 6600만 년 전 팔레오세 초기 헬크리크, 1억 2500만 년 전 백악기 비조류 공룡의 전성기, 1억 5500만 년 전 쥐라기 익룡과 해양 파충류의 세계, 파괴적인 대멸종 직후인 2억 2500만 년 전 트라이아스기 마디겐의 새로운 종 출현기, 2억 5300만 년 전 페름기 모라디의 생태계와 대멸종, 3억 900만 년 전 석탄기 메이존크리크, 4억 700만 년전 데본기 라이니의 균류, 4억 3500만 년 전 실루리아기 야만카시의 분출공 생태계, 4억 4400만 년 전 오르도비스기의 숨, 5억 2000만 년 전 캄브리아기 고생대와대폭발, 5억 5000만 년 전 에디아카라기까지 가늠하기 힘든 수천만 년의 시간이 펼쳐지네요. 고생물학자에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은 새로운 생물군계를 만나러 우주 밖으로 떠나는 일과 같다고 해요. 화석 기록에는 기존의 웅대한 계통수에 쉽게 배치할 수 있는 친숙한 생물들이 가득해서 더 폭넓게 계통수가 진화한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하네요. 계통수(Phylogenetic Tree)란 생물이 진화의 결과 여러 종이나 분류군 사이에서 나타나는 신체적이거나 유전적 특징의 유사성과 차이를 바탕으로 친연 관계를 수형도로 나타낸 다이어그램을 말하며, 공통 조상으로부터 분화된 세 도메인의 진화 계통도를 뜻해요. 신비한 동물의 세계가 상상이 아닌 머나먼 과거 지구의 생태계라는 사실이 경이롭고 흥미로워요. 중요한 건 이 여행의 목적인 것 같아요. 저자는 초기 지구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페름기 말의 대멸종과 지금의 세계를 비교하며 현재 지구가 처한 위기를 설명하고 있어요. 피할 수 없는 재앙이라면 피해를 최소화하고 완화하는 길을 찾아야 해요. "유일하고 확실한 방법은 소비를 줄이고 기후변화를 야기하는 에너지원을 포기하는 것" (461p) 이며, 우리가 더 신속하게 그리고 더 강력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주고 있어요. 지구의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걸 다시금 되새기게 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