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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혁명 2 - 천당과 지옥
김탁환 지음 / 해냄 / 2023년 9월
평점 :
《사랑과 혁명》은 김탁환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이 소설은 정해박해를 기점으로 전후를 나누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차별과 억압 속에 짓밟혔던 민중들이 살기 위해 스스로 천주를 믿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네요. 신앙이 무엇이기에 그들은 목숨을 걸고 지키려고 했을까요. 천주교인들이 박해받았던 시대적 상황을 각각의 인물을 통해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히 특정 종교의 역사가 아닌 우리 민중의 이야기가 되었네요.
조선 후기에는 중앙 정치의 부정 부패와 타락이 그대로 지방 정치에도 파급되어 문란의 정도가 심했으니 곤궁에 빠진 백성들은 불만과 분노를 품게 되고, 기득권층은 계급 차별 없이 모두가 평등하다고 주장하는 천주교인들이 나라 전체를 어지럽힌다고, 위협적으로 느꼈기에 탄압했던 거예요. 놀라운 점은 이토록 엄청난 박해에도 굴하지 않았던 천주교인들의 순교인 것 같아요. 그러나 늘 그렇듯이 믿는 자들 곁에는 배신하는 무리들이 있는 법이죠. 예수님을 배신한 제자 유다처럼 사람 사는 세상에는 탐욕과 이기심이 죄악의 씨앗이 되어 모든 걸 지옥으로 만들어버리네요.
1권에서는 곡성 교우촌에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였다면 2권은 천주교인이었던 세 친구의 이야기로 시작되고 있어요. 천주를 향한 믿음으로 양반 상놈 나누지 않고 천주의 품 안에서 평등하게 친구로 지낸 지 십팔 년 만에 우정도 믿음도 깨져버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천주쟁이를 잡는 금창배는 믿음의 돈독했던 세 친구를 배교시킨 자신만의 방법을 떠벌리듯 자랑하고 있어요. 사람에 대한 믿음을 깨는 건 술잔을 부수는 것보다도 쉽고 간단하다고, 그건 의심과 실망을 이용하면 된다고 말이에요. 누가 그들을 비난할 수 있겠어요. 만약 그와 같은 처지에 놓인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감히 자신할 수가 없네요. 그러니 치명할지언정 결코 배신하지 않았던 교인들의 순교가 위대한 거예요. 암흑과도 같은 시대에 스스로 빛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 오랜 세월이 흘렀으나 김탁환 작가님을 통해 새롭고 강력한 사랑과 혁명의 서사가 탄생한 것 같아요. 위험하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였네요.
"저는 천주교인들이 요망한 신을 믿기 때문에 잡아들이는 게 아닙니다.
요망한 신을 믿는 자들은 천주교인 외에도 많습니다.
... 나라에서 중이나 무당을 잡아 가두거나 처형하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믿음이 이 나라를 흔들 만큼 불온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불온하다?"
"불온하지 않다면, 천주를 믿는 게 문제 될 것이 없지요.
제가 천주교인을 잡아들이는 것은 그들이 다른 세상을 만들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세상이라고?"
(208-209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