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의사의 사계절
문푸른 지음 / 모모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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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의사의 사계절》은 문푸른님의 에세이예요.

첫인상처럼 책을 볼 때도 제목과 장르만으로도 예상되는 것들이 있어요.

섬과 의사 그리고 에세이, 저자가 의사로서 겪은 희로애락을 마주하게 되겠구나... 역시나 짐작했던 대로인데 가장 중요한 걸 놓쳤네요.

이 책은 사랑 이야기였어요. 저자는 눈코뜰새 없이 바쁘고 힘들었던 대학병원 인턴 생활에서 우연히 만났던 J 와의 첫만남이 얼마나 특별했는지를 들려주고 있어요. 연인이 된 두 사람을 갈라놓은 것은 국방의무, 훈련소를 거쳐 공중보건의로 파견되는데 그곳이 섬이었던 거예요.

의사로서의 경험뿐 아니라 사랑 이야기까지 평범하지만 특별한 인생의 단면을 만날 수 있네요.

저자는 어떻게 무의촌 섬 의사가 되었는지, 공중보건의 배치 과정을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요. 공정성을 위해 한 명씩 번호를 뽑고 그 번호를 모두에게 공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으니 모든 결과는 순전히 운이었던 거죠. 설마 나에게 이런 일이...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을 때가 더 많다는 걸 직접 겪어가며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불길한 예감은 대개 틀리는 법이 없다는 거예요. 섬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고충은 무엇일지, 전혀 짐작도 못했는데 상상 이상인 것 같아요. "아픈 사람에게 절실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스스로도 뿌듯함을 느꼈다. 이곳은 섬이었고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풋풋했던 내 열정이 깎이는 데는 채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나는 점차 섬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77p)

똑같은 공간에서 동일한 업무를 했다고 해도 그 경험은 사람마다 다르게 기억될 수밖에 없어요. 중요한 건 그 경험을 통해 얼만큼 성장했느냐인 것 같아요. 저자는 섬을 떠나 가끔 그곳을 기억하면 여전히 안 좋은 기억도 많지만 안 좋은 기억의 희석 속도가 좋은 기억의 그것보다 몇 곱절 빨라서 머릿속에는 좋은 기억이 더 오래 남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네요. 분명한 건 하늘 아래 어느 곳이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공존한다는 거예요. 그들과의 인연이 즐거운 추억이 될지, 아니면 끔찍한 악몽일지는 아무도 알 수 없어요. 결국 섬에서 지냈던 일 년간의 경험은 저자에겐 아름다운 추억이자 내적 성장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사랑하는 마음, 그 대상은 다를 수 있지만 본질은 같다는 점에서 사계절 사랑 이야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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