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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그림 ㅣ 우케쓰 이상한 시리즈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3년 7월
평점 :
시각적인 자극은 강렬하고 오래가는 것 같아요. 한 번 봤는데도 잊혀지지 않는 그림이 있나요?
혹시나 겁이 많은 편이라면 이 책은 추천하지 않아요. 다만 호기심이 많고 추리를 좋아한다면 다르겠죠.
《이상한 그림》은 우케쓰(雨穴)의 소설이에요.
이 책 속에는 얼핏 보면 평범하지만 자세히 보면 매우 이상한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어요.
그냥 그림만 보여줬을 때, 뭔가 수상한 점을 발견하는 사람이 있다면 탐정이 될 능력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어요. 그만큼 그림의 수준이 전문가의 솜씨는 아니라서 일부러 관심을 갖고 들여다볼 정도는 아니라는 거예요. 하지만 이 소설을 읽는다면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거예요. 처음엔 보이지 않던 것들이 그림의 해석을 듣는 순간 보이게 될 테니까요. 조금 섬뜩하고 무서울 수도 있어요.
재미로 보는 심리테스트에서 인간, 나무, 집을 그려본 적이 있는데 소설 첫 장에서도 심리학자가 그림 한 장을 보여주고 있어요. 모든 이야기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어요. 문조를 보호하는 나무 그림, 미술 교사의 마지막 그림, 바람 속에 서 있는 여자 그림, 집을 뒤덮은 안개 그림까지 숨겨진 진실이 밝혀지고 나면 그림을 다시 보게 될 거예요. 네 편의 이야기와 그림들이 퍼즐 조각처럼 느껴지네요.
"아이는 눈에 보이는 '실물'이 아니라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를 그린다......
이 그림을 그렸을 때, 유타의 머릿속에는 '뭉게뭉게 피어나는 회색'이 떠올랐다는 건가.
유타의 마음이 알고 싶다." (107p)
새삼 이 소설을 읽다가 그림이 가진 힘을 발견했어요. 우리가 말이나 표정, 몸짓, 행동으로 마음을 표현하듯이 자유롭게 그리는 그림 속에도 무의식적인 본능이 있어서 마음이 드러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림 안에 어떤 마음이 담겨 있는지, 그 진실을 알아채기란 어려운 일이에요. 심리상담사, 정신과의사라고 해도 100퍼센트 정확한 분석은 불가능한 것 같아요. 어느 정도 짐작하고 예측할 뿐인 거죠.
"아이는 슬픔이나 불안에 어른 이상으로 민감하다.
그리고 어른과 마찬가지로 그렇다는 사실을 감춰서 주변에 들키지 않으려고 애쓴다.
미우도 유타도 분명 웃음으로 가린 채 참을 때가 있으리라." (322p)
어떻게 그림으로 공포 미스터리를 완성할 수 있었는지, 다 읽고 나니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어요. 우케쓰, 한자로는 비 우, 구멍 혈, 그 의미도 기묘하다 싶었는데 실명이 아니더라고요. 일본의 인기 오컬트 콘텐츠 크리에이터 겸 유튜버로 활동 중인데 흰색 가면에 검은색 전신 타이츠, 변조한 목소리로 본모습을 감추고 있어서 신원은커녕 성별조차 알 수 없는, 그야말로 미스터리한 인물이라고 하네요. 본인 유튜브 채널에서 1,400만 뷰를 돌파한 '이상한 집' 영상이 동명의 소설로 출간되면서 작가로 데뷔했고, 《이상한 그림》이 두 번째 작품이라고 해요. 확실히 색다른 그림 미스터리의 세계였어요. 양파 껍질을 벗기듯 하나씩 밝혀지는 비밀, 완전 소름돋았어요. 아참, 책 표지도 이중 표지라서 그 뒤에 그림이 숨겨져 있어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