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시가 되었다 모아드림 기획시선 100
정호승 외 지음 / 모아드림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사랑은 어떻게 너에게로 왔던가

사랑을 주제로 한 시집을 받아보니 마음이 설레네요. 지금 제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처음 만나던 그 때를 떠올리게 해주네요. 쑥스러운 얘기지만 지금 사랑이 첫 사랑이고 마지막 사랑이거든요. 학생 시절에 보던 시집을 다시 꺼내보던 때가 사랑을 알기 시작하던 그 때였어요. 사랑을 알아야 인생을 안다는데 사랑을 알게 되니 시를 이해하겠더군요. 시인의 시 한 구절은 함축된 인생이란 생각이 들어요. 많은 시인들을 알지는 못하지만 사랑하는 모든 사람은 시인이 되는 것 같아요. 아니, 시인의 마음을 닮아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연애 편지 속에 슬쩍 사랑을 노래하는 시를 적어 제 마음을 전하거나 시집을 선물했지요.

만약 그 때 이 시집이 나왔더라면 분명 제 손에 이 책이 있었을 거예요.

사랑은 詩가 되었다 사랑과 재채기는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다고 하지요. 저도 그 때는 그랬었는데시를 읽고 있노라니 사랑의 시어들이 새삼 마음을 흔들어요. 지금 곁에 있는 그 사람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잊고 있었던 사랑의 설레임이 기억나서지요. 설레임은 무뎌지고 일상이 되었지만 시는 여전히 그 설레임을 간직하고 있어서 좋아요. 정말 오랜만에 보는 시집이에요. 한국 현역 시인의 사랑시 153편이 실려 있네요.

시를 노래한다고 하더니 <가을 편지>란 가요가 시인 고은의 시였음을 시집을 읽고서야 알았네요.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요

 

지금의 뜨거운 열기, 무더위도 시간이 지나면 서늘해지고 가을이 오겠지요. 시간이 흐르고 세월을 말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사랑의 마음도 변할까요? 아직까지 제 나이는 계절로 치자면 여름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 마음은 가을 같은 느낌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낙엽처럼 메마른 마음으로 지내다가 시를 만나니, 단비를 만난 듯 촉촉해진 느낌이에요.

아름다운 시들 중에 박용재님의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인생나그네를 사랑한 만큼 산다

예기치 않은 운명에 몸부림치는 생애를 사랑한 만큼 산다

 사람은 그 무언가를 사랑한 부피와 넓이와 깊이 만큼 산다

   그만큼이 인생이다.

제 인생의 크기를 가늠해보네요.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있어 행복한 그 만큼 제 인생은 넓고도 커졌어요. 오랜만에 만나는 시와 함께한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지금 사랑하고 있는 모든 분들이 사랑의 시를 노래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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