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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의 배신 - 대중의 욕망인가, 기업의 마케팅인가
이호건 지음 / 월요일의꿈 / 2023년 9월
평점 :
요즘 방송이나 광고에서 자주 등장하는 것이 트렌드라는 단어예요.
워낙 여기저기서 트렌드에 관한 정보들이 쏟아지다 보니 오히려 트렌드를 강요당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도대체 트렌드의 정체는 뭘까요. 바로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분석한 책이 나왔어요.
《트렌드의 배신》은 일종의 트렌드 비판서예요.
저자는 교육컨설팅 회사를 경영하며 작가와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라고 해요. KBS1 라디오 <라디오매거진 위크앤드>에서 '생활 속 인문학' 코너를 진행하고 있고, 유튜브와 팟캐스트에서 <직장인을 위한 출근길 인문학>을 운영하고 있어요. 우리가 알고 있는 트렌드가 과연 대세적 흐름이 맞는지, 트렌드에 대해 의심하고 질문하는 과정을 통해 본질을 탐색하고 있어요.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뭐가 문제일까요. 본인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그냥 남들이 하는 대로 좇는 거라면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해요. 일단 다수가 따르는 트렌드라고 해서 모두 좋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트렌드가 지시하는 방향만 볼 게 아니라 그것에 내재된 본질을 보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이 책에서는 크게 다섯 가지 영역, 모두 스물여섯 가지의 트렌드를 비판적 시삭에서 살펴보고 있어요. 돈과 관련된 주제에서는 파이어족, 영끌 빚투, 자본주의 키즈, N잡러 등의 트렌드가 어떻게 영향을 주고 있는지, 욕망과 관련된 주제에선 편리미엄, 편슈머, 업글인간, 뉴트로, 김정대리인 등의 트렌드를, 행복이란 주제에서는 소확행, 욜로족, 워라밸, 러스틱 라이프, 오하운, 한 달 살기라는 트렌드 상품을, 자아를 찾고자 하는 노력에서 나온 멀티 페르소나, 레이블링 게임, 혼밥혼술족, 나나랜드, 인싸/아싸 트렌드를, 디지털 시대 이슈인 메타버스, 언택트, 데이터지능, 조용한 퇴사, 인공지능 트렌드를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있어요. 트렌드라는 이름의 마케팅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해요. 저자는 트렌드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강조하면서 위대한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을 소환했네요. 그는 <자유론>에서 세상 사람들을 흉내내기보다는 개별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는데, '개별성- 행복한 삶을 위한 중요한 요소'라는 제목의 장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대요. "그저 관습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하기만 하는 사람은 아무런 선택도 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없다. 무엇이 최선인지 구분하는, 또는 가장 좋은 것에 대해 욕망하는 훈련을 하지 못하는 셈이다. 근육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정신이나 도덕적 힘도 자꾸 써야 커진다. (···) 만일 사람이 세상 또는 주변 환경이 정해주는 대로 살아간다면, 원숭이가 가진 흉내내는 능력 이상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31-32p) 우리는 각자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을 욕망하는 정신적 훈련을 통해 올바른 길을 찾을 수 있어요. 행복한 삶이란 외부에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 스스로 추구하는 거예요.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어요.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가 인간으로서 월등한 점은 생각하는 능력이라고 볼 수 있어요. 깊이 생각하는 힘, 지혜롭게 사는 길을 알려주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