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슬 수집사, 묘연
루하서 지음 / 델피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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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어느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나요.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린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대부분 반대의 경우를 바꾸고 싶지 않을까요. 그래서 이 소설의 첫 장면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신비로운 마법의 세계에서는 어리석은 선택을 막아주고, 놀랍고 특별한 기회를 주니 말이에요.

《밤이슬 수집사, 묘연》은 루하서 작가님의 판타지 소설이에요.

주인공 이안은 유난히 안개가 짙은 밤에 세상을 떠나려고 했어요. 자살하려는 그때 불현듯 나타난 노신사는 자신을 이안의 할아버지라고 소개하면서 묘연 아가씨의 집사직을 수행한다면 거액을 주겠다고 제안했어요. 돈이 필요하다면 자신이 있는 곳으로 3일 안에 와야 한다고, 그 이후에는 다신 기회가 없다고 말했어요. 이안은 일부러 센 척 하느라 욕을 하며 거절했지만 노신사가 건넨 번쩍이는 금색 명함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어요. 거기에 적힌 이름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에요. 그건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유언으로 남긴 이름이었거든요.

<이안아, 엄마가 세상을 뜨거든, 네 할아버지를 찾아. 그분의 존함은 문, 현자, 남자, 쓰신다. 문 현 남 ...> (20p)

인생의 낭떠러지에 몰렸던 이안은 할아버지 문현남 덕분에 묘연 아가씨를 만나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되는 이야기예요. 제목에 나온 '밤이슬 수집사'라는 직업은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이 흘리는 눈물을 투명 호리병에 담는 거예요. 그것 말고도 중요한 임무가 있는데 이안은 묘연과 밤이슬을 수집하면서 다양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죽음과 삶을 마주하게 돼요. 죽음에 임박했을 때 이승에서 저승으로 인도하는 저승사자가 나타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또 다른 존재가 있을 거라는 상상은 못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밤이슬 수집사를 보면서 이들이 존재한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 주변에는 너무 안타까운 죽음들이 많으니까요. 죽고 싶을 만큼 힘들어도 조금만 버텨보라고, 끝까지 살아보라고 해줄 수 있는 존재가 우리에겐 필요하니까요. 소중한 삶에 관한 의미를 되새기게 해주는 아름다운 작품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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