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이부치 - 단 한마디를 위한 용기
최덕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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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한 일이 있으면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게 당연지사.

근데 왜 일본은 사과하지 않는 걸까요.

《뚜이부치, 단 한마디를 위한 용기》는 최덕현 작가님의 역사만화예요.

제4회 대한민국 창작만화 공모전 대상 수상작인 이 책은 1937년 난징 대학살 당시 일본군 병사로 참전했던 실존 인물 아즈마 시로의 이야기를 픽션으로 각색해 만든 창작물이에요. 여기엔 세 가지 진실이 뼈대를 이루고 있어요. 난징 대학살이 있었고, 당시 일본 육군 병사인 아즈마 시로가 민간인 학살에 가담했으며, 난징 대학살 50주년 기념일인 1987년 12월 13일 아즈마가 난징 대학살 기념관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어요. 중국 말로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뚜이부치"라고 하는데, 일본인 아즈마 시로는 전쟁 가해자로서 자신의 잘못을 용기 내어 중국인들에게 중국 말로 사과했어요. 사과는 철저하게 사과를 받는 사람을 위한 행위라는 것, 우리는 종종 그 사실을 잊는 것 같아요. 그저 말로만 미안하다고 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상처를 입은 사람은 사과를 받고 싶어 해요. 그래야 존엄성을 회복할 수 있으니까요. 진정성 있는 말과 행동은 마음에서 나오는 법이에요. 아즈마 시로는 처음 난징에서 사과한 이후에도 여러 차례 방문하여 사과했고 난징 대학살에 관한 진실을 증언했다고 해요.

이 책에서는 중국 난징시를 점령한 일본군이 6주 동안 저지른 잔인한 학살을 그려내고 있어요. 모든 장면이 흑백인데 유일하게 핏자국만 빨갛게 그려져 있어요. 위안소에 강제로 끌려온 여성들과 무차별 살인을 당하는 시민들... 너무나 끔찍한 학살 장면이라 그 핏빛이 너무도 선명하게 마음을 찔러댔어요. 아즈마 시로는 전쟁에 나온 군인이지만 일본군의 만행에 회의를 느끼고 괴로워하는데, 상관은 사람을 나무토막 자르듯 죽이고 있어요.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만큼 무서운 일이 또 있을까요. 일본군이 벌인 극악무도한 난징 대학살은 명백한 전쟁 범죄였어요.


"참! 너 들었어? 상부에서 살인, 방화, 강간을 허용한다고 말이야!"

"난징시 민간인들을 다 죽이려나 봐!"

"뭐, 아무렴 어때? 중국인이잖아!"

(265-266p)


아로마 시로는 난징에서 중국 군인과 시민을 학살한 내용을 일기로 써 놓았다가 50년 후인 1987년 <아즈마 시로 일기>라는 제목을 책을 펴냈는데, 일본 우익 세력의 조종에 의해 고소당했고, 일본 최고 재판소는 아즈마 시로의 패소를 확정하면서 그가 폭로한 역사적 진실을 부정했어요. 지금까지 일본은 전쟁 범죄를 부정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어요. 제78주년 광복절을 맞아 대통령의 경축사는 지금 우리가 2023년 8월 15일이 아니라 1910년 8월 29일로 돌아간 듯한 착각을 불러왔네요. 이번 광복절에는 처음으로 일제강제 징용 피해자들이 광주시에 모였고, 일제강제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사진전이 열렸어요. 정부 배상금 수령을 거부한 양금덕 할머니는 "인생의 마지막 소원이 있다면 일본으로부터 사과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오직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일본 정부가 아닌 우리 정부가 배상금을 주면서 묵살하려고 하다니, 이 무슨 해괴망측한 일인가요.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답답함을 넘어 분노가 끓어오르네요. 염치도 없고 수치심까지 팽개친 극단의 행태가 우리 사회를 오염시키고 있네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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