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나를 만들어간다 - 장마리아 그림에세이
장마리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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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일 거예요. 하지만 정말 잘 아느냐고 제게 묻는다면 선뜻 답하기 어려워요.

어릴 때는 그 질문 자체에 매달렸던 것 같아요. 당장이라도 답을 찾아낼 수 있는 것마냥, 근데 아니더라고요. 지금까지 살면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나를 알게 됐다는 거예요. 삶이란 나를 알아가고, 채워가고 만들어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면 더 넓고 새로운 세상이 있어요. 서로 다른 나, 수많은 나로 이루어진 세상을 보는 즐거움이 있네요.

《그렇게 나를 만들어간다》는 화가 장마리아님의 그림 에세이예요.

저자는 힘들게 진행한 첫 개인전 이후 슬럼프가 찾아와 3년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고 해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0대 초반 갑자기 망막 변성으로 한쪽 눈이 보이지 않게 되어 무기력과 우울감에 시달렸다고 하네요. 그 시기에 미국 드라마를 보다가, "Stop complaining and do something about it. (이제 불평은 그만하고 뭐라도 해보세요.)" (6p) 라는 대사가 자신에게 던지는 말 같았고, 그 문장이 가슴에 꽂혀서 화가로서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고 해요.

이 책은 화가의 작업일지인 동시에 장마리아라는 사람의 성장일지라고 할 수 있어요. 나의 이름은, 본인의 이름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부터 시작해 어떠한 어린 시절을 거쳐 화가의 삶을 꿈꾸게 되었는지를 차근차근 들려주고 있어요. 책 속에는 저자와 관련된 사진과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하나의 전시회를 관람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슬럼프 혹은 시련의 시기를 지나면서 저자가 깨달은 것들이 인생의 지혜, 잠언처럼 적혀 있어요.

"갑작스러운 불행은, 길을 걷다 돈을 줍는 소소한 행운처럼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온다.

그것이 바로 인생의 숨은 법칙이자 묘미이다." (68p)

"... 예술이 그렇듯 인생도 그렇다. 자신만의 고유한 빛깔은 단번에 나오지 않는다.

스스로 주도하고 선택한 시간 속에서 생을 여러 번 담금질하는 가운데 가능해진다." (130p)

장마리아님의 작품을 보면 색깔뿐 아니라 질감이 살아 있어요. 붓이 지나간 흔적과 색들이 혼합되어진 물들임이 각각의 마음으로 보였어요. 점점 다양한 재료들로 표현되는 작품들을 보면서 '그렇게 만들어간다'라는 문장을 이해할 수 있었네요. 우리 역시 각자의 삶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만들어가는 중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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