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샌더스 사건 1
조엘 디케르 지음, 임미경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처음 만났지만 굉장히 매력적이라 반해버렸는데, 나중에 엄청 유명인이라는 걸 알게 됐다는...  뭐 이런 경험을 실제로 한 적은 없지만 책을 읽다보면 비슷한 경우가 종종 있어요. 왜 나만 몰랐지, 어떻게 지금에서야 알게 된 건가 싶은 작품을 만난 거죠. 베스트셀러 작가의 신작이라고 해서 늘 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이번에는 인정해야 할 것 같아요. 출간하자마자 프랑스 주요서점 베스트셀러 1위, 초판본 60만 부 완판이 된 바로 그 소설,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은 조엘 디케르의 장편소설이에요.

조엘 디케르의 소설은 처음인데, 진작에 알았더라면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과 『볼티모어의 서』를 순서대로 챙겨본 다음에 이번 책을 읽었을 거예요. 물론 전작을 읽지 않았다고 해서 걸리는 건 전혀 없지만 그만큼 푹 빠져들었다는 뜻이에요. 범죄 사건을 풀어가는 과정이 매우 독특해요.

소설 속 '나'는 현재 작가로서 성공을 거두었다는 고백과 함께 자신의 작품이 실제 범죄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점을 밝히고 있어요. 디테일한 설정이 주는 몰입감이 큰 것 같아요. 지금부터 들려주는 이야기는 진짜라고, 독자들을 확 잡아끄는 효과랄까요. 여기서 '나'는 마커스 골드먼으로 해리 쿼버트 사건을 추적한 과정을 소재로 쓴 책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로 대성공을 거두며 스타작가가 되었어요. 하지만 성공의 기쁨은 찰나였음을 곧 깨닫게 되었어요. 마커스는 해리 쿼버드 사건 당시 공조 수사로 성공을 거둔 페리 게할로우드 경사와 다시 손을 잡고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게 돼요. 제목에 등장하는 알래스카 샌더스는 살인사건의 피해자 이름이에요. 과연 스물두 살의 아름다운 여성인 알래스카 샌더스를 살해한 범인은 누구일까요. 저자는 아주 서서히, 차근차근 사건의 전말을 소개하는 방식을 선택했어요. 1999년 4월 2일 금요일, 살인사건 하루 전부터 살인사건 당일, 살인사건 이후의 시간들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리고 2010년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어요. 개별적인 사건이지만 저자의 앞선 두 작품을 읽었다면 통했을 요소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퍼즐을 맞춰가듯 흥미로운 것 같아요. 범죄 사건이라는 특성상 어둡고 묵직한 분위기를 피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인물들이 보여주는 기막힌 상황들이 관점 포인트라고 해야겠네요. 우리는 형사의 시선을 따라가며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을 용의선상에 놓고 의심할 수밖에 없어요. 완벽한 인간은 없기에 누구든지 한순간의 실수로 나락에 빠질 수 있어요. 평화롭고 조용한 소도시 마운트플레전트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 사건에서 출발하여 가장 어둡고 깊은 곳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네요. 소설가와 형사의 조합, 마커스와 페리의 환상적인 공조는 앞으로도 쭉 계속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알래스카 샌더스 사건이 공식적으로 종결된 걸 축하해."

"어떤 사건이든 종결될 수는 없어요."

"그게 무슨 뜻인가?"

"저는 그들로부터 벗어날 수 없을 테니까요. 살아 있는 자들과 죽은 자들 모두." (260-261p)







          [ 출판사로부터 가제본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