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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어
홍선기 지음 / 모모 / 2023년 6월
평점 :
《너는, 어느 계절에 죽고 싶어》는 홍선기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책을 읽기도 전에 고민했어요. 나는, 어떤 계절에 죽고 싶은지 말이죠. 근데 질문이 좀 이상하다고 느꼈어요. 어쩐지 죽고 싶은 마음이 당연하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것 같았거든요. 보통 우리는 어떤 계절을 좋아하느냐고 묻잖아요. 그래야 그 계절에 무엇이 좋은지, 어떤 것들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지를 이야기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정반대로 말하고 있어요. 왜 그럴까요.
주인공 케이시는 20대에 자수성가형 재벌인 데다가 잘생긴 외모에 성격마저도 나무랄 데 없이 겸손하고 친절해요.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그는 행복한 것 같지 않아요. 우연히 파티에서 만난 가즈키와는 급속도로 친해졌고 우정을 나누는 친구 사이가 됐어요. 가즈키는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현재의 여자 친구인 하츠네를 만났는데, 그걸 영 못미더워하던 케이시도 호기심에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을 스마트폰에 설치했어요. 자기 소개에 <31살, 키 큰 편, 미혼, 지유가오카 거주, 취미 산책, 직업 없음>이라고 적었더니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가즈키에게 물었더니 매력 어필을 해보라는 거예요. 그래서 프로필을 <31살 188cm, 도쿄 지유가오카 거주, 도쿄대학 중퇴, 벤처기업 CEO 출신, 일찍 은퇴해서 시간이 아주 많습니다. 취미 : 꽃꽂이 · 여행 · 온천 · 레고 · 독서 · 드라이브 / 차 : 포르쉐 · 벤틀리 컨터버블 · 벤츠 / 정원과 루프탑, 개인 극장, 개인 사우나가 있는 주택 거주 / 개 (골든레트리버)를 키우고 있습니다. 여자친구 · 와이프 없습니다.> (66-67p) 라고 수정했더니 반응이 폭발적인 거예요. 케이시는 온라인 쇼핑을 하듯 인간쇼핑을 하기 시작했어요. 이 소설은 가즈키의 연애와 케이시의 데이트를 교차로 보여주고 있어요. 과연 사랑한다는 건 뭘까요. 산다는 건 또 무엇일까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정답은 없지만 소설 속 인물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라는 건 알겠더라고요. 우리 삶에는 곳곳에 죽음이 도사리고 있지만 그 죽음 때문에 오늘을 헛되게 살아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지금 이 순간, 살아있음을 온전히 누리는 것만이 우리가 할 일이에요. 왜냐하면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고 행복할 자격이 충분하니까요. 그러니 사랑하며 살아보면 어떨까요. 제목이 주는 초두효과 때문인지, 읽는 내내 죽음과 계절을 연관지어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결론은 죽음이 아니라 삶이었어요. 가슴을 뛰게 하는 건 보물이 아니라 보물을 찾아가는 모험이라고, 케이시는 말했어요. 그는 이미 손에 쥐고도 자신이 뭘 갖고 있는지 몰랐을 뿐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