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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호호 기획법 - 유쾌한 혁명으로 세상을 바꾸는 기획자의 인사이트
오구니 시로 지음, 김윤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7월
평점 :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유익하다는 건 알지만 많은 사람들이 즐겨보는 인기 프로그램은 아니에요.
물론 사회적 관심이 높은 아이템을 다룰 때는 반짝 인기를 끌며 시청률이 높을 때도 있지만 가뭄에 콩 나는 정도로 드문 것 같아요.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쓰다지만 너무 쓰기만 하면 삼키기 어려운 법이죠. 바로 이런 고민을 했고, 해결책을 찾아낸 사람이 있네요.
《하하호호 기획법》은 전 NHK 연출가이자 현 기획자인 오구니 시로 씨의 이야기예요.
"연출가는 자신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이 시대에 반드시 전해야만 한다고 믿는 메시지를 세상에 전하기 위해 애씁니다.
그러나 쉽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도 전달되지 않는 걸까요. 안타깝고 분한 마음을 꾹 눌러 참고 날마다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언제부터인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중요한 메시지라도 결국 전달되지 않는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 ... 이 사실을 절실히 느꼈던 저는 프로그램이라는 틀을 벗어나 기획 방법을 처음부터 다시 궁리했습니다. ...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제 나름대로 찾아낸 '해님'같은 접근 방식은 "웃을 수 있는 혁명"입니다. 어차피 혁명을 일으킬 거라면 와하하 웃음이 나는 유쾌한 혁명을 하고 싶습니다." (14-15p)
이 책은 "웃을 수 있는 혁명"으로 세상을 바꾼 기획자의 인사이트를 담고 있어요. 아참, 기획에 관한 책이라고 해서 딱딱하거나 지루하진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에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재미있어서 술술 읽었네요. 저자는 어쩌다가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일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어떻게 진심을 다해 도전하게 됐는지부터 차근차근 들려주네요. NHK 방송국에 입사하게 된 계기도 남다른 데다가 확실히 개성 넘치는 본인만의 관점을 지녀서인지 기획이 기발하네요.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내면서 실패한 기획과 성공한 기획이 무엇인지, 그 차이점을 알려주네요. 신기하게도 오구니 시로 씨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웃을 수 있는 혁명, 하하호호 기획법의 비결을 배우게 돼요. 소중한 메시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확실히 전달하는 방법, 전하고 싶은 정보와 생각을 전달하기 위한 구체적인 사고법이 왜 중요한지도 알게 됐네요.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하다가 '전달하는 일'을 하던 저자는 입사한지 15년이 지난 2018년 퇴사해 독립하기로 결심하는데, 그 계기는 2017년 NHK 직원으로서가 아닌, 개인 오구니 시로로서 기획한 프로젝트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때문이었대요. '멀리 있는 것을 비춘다', 즉
"Tele- Vision"이라는 자신의 목표는 꼭 TV 매체가 아니어도 가능하다는 생각이 확고해졌던 거죠. NHK 를 그만둔 뒤 독립하여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함께 '텔레비전'다운 기획을 선보이게 된 거래요. 오구니 시로 씨의 주요 프로젝트로는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프로페셔널, 나의 방식>, <딜리트 C>, <레인보우 후로젝트>, <마루노우치 15초메 프로젝트>, <테레비크루>, <서포터가 되자!>가 있어요. 20년의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할 때는 기획, 표현, 실현, 전달, 태도 이 다섯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라는 거예요. 각각의 프로젝트 내용도 흥미롭고, 기획도 참신해서 몰입했던 것 같아요. 웃으면서 배우는 시간이었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