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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트리 - 꿈꾸는 작은 씨앗들의 모험
브라이언 셀즈닉 지음, 이은정 옮김 / 니케주니어 / 2023년 6월
평점 :
《빅 트리》는 브라이언 셀즈닉 작가님의 책이에요.
우와, 한 권의 책 속에 엄청난 것들이 담겨 있어요. 살아있는 모든 것들, 생명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어요.
사실 이 책은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로 만들어졌다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제작이 어려워져서 그림책으로 먼저 세상에 나오게 되었대요.
어린이 그림책 작가로 데뷔하여, 해마다 가장 멋진 그림책에게 주는 칼데콧상을 두 번이나 받은 작가답게 책 속 그림이 특별하네요. 연필로 그린 듯한 흑백의 그림들이 신기하게 컬러로 가득찬 현실보다 더 생생하게 장면들을 묘사하고 있어요.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작은 것들은 크게, 멀리 바라보듯이 큰 것들은 아주 작게... 무엇보다도 아주 작은 씨앗들 가운데 루이스와 머윈 남매가 나누는 대화가 정겹고 사랑스러워요.
"난 어른이 되면" 루이스가 속삭였다. "달에서 살고 싶어."
머윈은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그럼 매일 숲을 내려다볼 수 있을 테니까."
"참 멋진 생각이지만 넌 달에서 살 수 없어."
"왜?"
"그야..." 머윈은 문득 자기도 그 이유는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
"너무 머니까. 네가 거기까지 어떻게 가려고?" (54p)
씨앗은 기다리고 기다려요. 자신이 뿌리 내릴 곳을 말이에요. 바람이 어디로 데려갈지는 모르니 하늘에 맡길 수밖에 없어요. 뿌리를 내린다고 해도 비바람과 추위를 견뎌내야 나무로 자라날 수 있어요.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나무들은 그러한 과정들을 겪어낸 씨앗들인 거예요.
머윈과 루이스에게 엄마 나무는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어요. 달에 가서 뿌리를 내리겠다는 루이스에게, 엄마 나무는 아주 멋진 생각이라고 답해줘요. 그러자 머윈은 루이스가 달에 갈 수 없다고 속삭였고, 엄마는 루이스가 꿈을 꾸게 두라고, 꿈을 꾸는 건 중요한 일이라고 말해줘요. 물론 현실도 중요하지만요. 머윈은 루이스처럼 꿈을 꾸지 않아도 잘 해낼 수 있다고 여겨서, 자기가 돕지 않으면 루이스는 버티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요. 엄마 나무는 머윈과 루이스가 용감한 씨앗이라면서 서로를 안전하게 지켜줄 거라고 믿고 있어요. 이 책에는 바로 그 용감한 씨앗 남매가 펼쳐나가는 모험을 담고 있어요. 작지만 위대한 힘을 가진 씨앗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수줍게 피어난 어린싹을 약하게 봤던 건 그 숨겨진 비밀을 몰랐기 때문이에요. 그 놀랍고 신비로운 비밀을 알려주는 《빅 트리》 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큰 것을 담고 있는 책인 것 같아요. 단순히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이라기보단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책인 것 같아요. 지구뿐 아니라 우주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이 세계를 따스하게 바라볼 수 있는 이야기였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