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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노래하는 집
송길자 지음 / 예미 / 2023년 6월
평점 :
《새가 노래하는 집》 은 송길자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에요.
책 표지부터 내용까지, 참으로 곱고 아름답네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시인은 "나는 늘 노래하는 새들을 좋아했다. 좁은 새장에 갇힌 듯 내 인생의 고루함과 힘들었던 생활에서 들끓어 오르는 서글픔을 잊고 이리저리 즐겁게 날아오르며 노래하는 새가 되고 싶었다. 초정 선생님과 백수 선생님을 찾아뵙고 지도를 받게 된 나는 작고 초라한 집안에서도 노래하는 새가 되었다." (6-7p) 라고 이야기하네요.
이 책에는 송길자 시인의 마음이 녹아든 시와 시조들이 담겨 있어요. 동시조 편, 시조 편, 사설시조 편, 자유시 편으로 나뉘어 있어요.
시와 시조는 알겠는데, 동시조는 무엇일까 궁금했어요. 시집으로 만나보는 동시조는 처음인 것 같아요.
동시는 동심을 노래한 시라면, 동시조는 이런 시성에 정형적인 운율까지 맞춘 것이라고 하네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직접 동시조를 보면 알 수 있어요. <개구리> 라는 동시조를 보면, "언제나 / 비 소식을 / 담고 있는 눈망울 // 풀잎을 / 차고 올라도 / 내려앉는 풀잎 한 장 // 연못엔 / 연잎이 한 장 / 연잎 위엔 하늘이 한 장" (35p) 으로 연과 행이 일정하게 운율을 지녔어요. 동시조를 소리내어 읽어보면 마치 노래를 부르는 느낌이 들어요. 일상적인 것을 생생하고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어요. 어린아이의 마음 같이, 노래하는 새와 같이 시인은 세상을 노래하고 있네요.
<팔순 날의 단상> 이라는 시의 마지막 연을 보면, "창밖은 해 종일 봄비 내리고 / 팔순 역에 앉아 나는 다시 머리를 빗는다." (145p) 라고 되어 있어요. 나이드는 과정을 열차에 비유하여 '나를 싣고 가던 열차'가 팔순 역에 다가와 설 듯 말 듯 주춤대다 그냥 간다고 표현하고 있어요. 우리 역시 기찻길을 달리고 있는 열차, 언제 멈추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시인처럼 오늘을 아름답게 살아야 할 것 같아요. 머리를 빗는 행위는 몸과 마음을 단정하게 더 좋은 모습이 되려는 노력일 거예요. 어떻게 살아야 하냐고, 사람들은 묻지만 이미 우리는 알고 있어요. 잘 산다는 건 오늘에 충실하다는 것,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는 것, 인간답게 산다는 것. 그리고 시인의 마음으로 사는 게 아닐까 싶어요. 노래하는 새가 되었다는 시인은 우리에게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고 있네요. 고달픈 하루의 끝은 시를 읽으며 힘을 낼 수 있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