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이 돋는다 - 사랑스러운 겁쟁이들을 위한 호러 예찬
배예람 지음 / 참새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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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하나도 안 무서워!"

그래, 말이야 뭔들 뭣하겠냐고. 아무리 큰소리 뻥뻥 쳐도 숨길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소름 닭살!

무섭다고 눈을 꼬옥 감아버리거나 비명을 지르는 타입은 아니지만 소름이 돋는 건 막을 수 없더라고요.

괴담, 미스터리, 공포 장르를 좋아하지만 대놓고 취향을 드러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다수가 공감할 만한 취향도 아닌 데다가 혼자 즐기기 때문에 남들에게 밝힐 필요가 없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반가웠어요. 공포를 좋아하는 사람, 다 모여라!

《소름이 돋는다》 는 배예람 작가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스스로를 '겁쟁이 공포 애호가'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정말로 겁이 많지만 호러라는 장르를 좋아하는 본인만의 취향이 어떻게 생겨났는지, 어떠한 공포물을 즐기는지를 들려주고 있어요. 아마 전혀 겁이 없거나 공포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다지 공감 못할 이야기일 수 있어요.

이 책은 저자가 세상의 모든 겁쟁이 공포 애호가들에게 보내는 편지 같아요.

"공포를 좋아하는 만큼 공포가 주는 충격에 취약한 사람으로서, 공포 콘텐츠를 선택하기 전에 나는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이걸 내가 봐도 될까? 읽어도 될까? 체험해도 될까? 후기나 댓글이 있다면 겁에 질려 우는 사람과 생각보다 무섭지 않다는 사람 중 어느 쪽이 더 많은지 꼭 확인한 후에야 판단을 내린다. 아, 이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공포가 아니구나. 하지만 그렇게 포기하고 나면 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이 궁금해서 미칠 지경이 된다." (27p)

겁이 없는 이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거예요. 무섭다면서 왜 무서운 걸 볼 것이냐 말 것이냐를 고민하는지 말이죠. 겁쟁이도 공포를 즐기고 싶다는 건 몰랐던 사실이지만 취향은 다양하니까요. 더군다나 저자는 사랑하는 괴물 좀비를 다룬 소설을 쓴 작가라는 점에서 신기했어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았다면 제멋대로 오해했을 텐데, 알고나니 공포 애호가에 관한 편견이 사라진 느낌이에요. 암튼 덕업일치, 아주 바람직한 삶의 모습이네요. 누가 뭐라 하든, 밤마다 덜덜 떨면서 공포물을 즐기는 겁쟁이들에게 힘이 될 것 같아요. 더 무섭고 더 끔찍한 공포물을 찾아 헤매면서도 아직 용기가 나지 않아 못 본 것도 있다는 부분에서 피식 웃음이 났네요. 글과 영상으로 된 공포물을 많이 봐 왔지만 아직 공포 게임은 접해보지 못했는데, 저자의 설명을 듣고나니 앞으로도 못할 것 같네요. 거기까지는 어려울 듯, 대신 기존의 취향대로 즐겨볼 생각이에요. 여름에는 공포영화가 제맛이잖아요. 사람들이 공포영화를 즐기는 이유는 과학적 근거가 있더라고요. 공포를 경험하면 아드레날린 등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되면서 스트레스, 불안감, 우울감이 해소되는 효과가 있대요. 피부털이 쭈뼛 서고 소름이 돋을 때 몸이 바르르 떨리면서 열이 방출되는데, 열 분비가 일시적으로 체온을 상승시켜서 반대로 주변 공기가 차갑게 느껴지는 거래요. 올라간 체온을 떨어뜨리려고 땀이 발산될 때 또 한번 시원함을 느끼는 거죠. 저 역시 공포 장르가 주는 한기와 오싹함을 좋아해요. 결코 현실에서는 마주하고 싶지 않은 공포라는 점에서 일상을 벗어난 짜릿한 자극이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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