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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적 체질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375
류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0년 4월
평점 :
《상처적 체질》 은 류근 시인의 시집이에요.
문학과지성 시인선 375 번째 책이기도 하고요.
최근에 류근 시인을 알게 됐고, 어떤 시를 썼는지 궁금했어요.
시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사람에 대한 관심은 많아서, 그 사람이 시인이라 시집을 읽게 되었네요.
어릴 때는 이해할 수 없어서 시는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세월이 흐르고 다시 시를 마주하니 그냥 이해되는 느낌이랄까요.
살다보니 이해할 수 없는 건 세상이더라, 어려운 건 삶이더라...
류근 시인의 <치타> 라는 시를 보면, "전속력으로 달려가 톰슨가젤의 목덜미를 물고 / 숨을 헐떡거리고 있는 치타를 보면/ 먹이를 물고 나무에 오를 힘마저 탕진한 채 / 하이에나 무리에게 쫓겨 주춤주춤 / 먹이를 놓고 뒷걸음질 치는 치타를 보면 / 주린 배를 허리에 붙인 채 다시 평원을 바라보는 / 저 무르고 퀭한 눈 바라보면 / 쉰 살 넘어 문자 메시지로 / 전속력으로 해고 통고받은 가장을 보면 / 닳아 없어진 구두 뒷굽을 보면 / 거울을 보면 " (120p)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요. 무심히 거울을 바라보게 되네요.
쉬이 낫지 않은 상처마냥 아프네요.
<더 나은 삶>이라는 시의 마지막 구절은, "내 이 별에 오직 견디는 힘으로 살다 가려고 온 것 / 아니다" (142p) 인데 마침표가 찍혀 있지 않아요. 이 시뿐만이 아니라 모든 시에 마침표가 없어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일까요. 삶을 계속되고 있고, 살아가야 하므로.
시인의 말
진정한 지옥은 내가 이 별에 왔는데
약속한 사람이 끝내 오지 않는 것이다.
사랑한다고,
그립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 2010년 4월
감성마을 慕月堂 모월당에서 류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