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블린 휴고의 일곱 남편
테일러 젠킨스 레이드 지음, 박미경 옮김 / 베리북 / 2023년 5월
평점 :
절판


현대 사회에서 셀러브리티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책 표지를 보자마자 금발 머리의 섹시한 여성을 보니 마릴린 먼로가 자동으로 떠올랐네요.

초록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이 소설의 주인공 에블린 휴고예요.

평소 연예계 뒷이야기나 가십을 즐겨 보나요. 안 보는 척, 관심 없는 것처럼 굴어도 주변에서 떠드는 얘기까지 귀를 막을 순 없을 거예요.

유명 인사들의 일거수일투족, 그들의 삶은 쇼윈도처럼 대중에겐 흥미로운 볼거리가 되는 세상이라는 거죠. 재미있는 건 뭘 보고, 무엇을 듣건간에 대중이 원하는 대로 흘러간다는 거예요. 톱스타와 같은 유명인들에 관한 내용들, 순진하게 신문 기사나 인터뷰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는 건 아니겠죠? 아마 아닐 거예요. 어른들이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아이들에게 산타와 루돌프 이야기를 해주잖아요. 믿거나 말거나, 일부러 환상을 깰 이유는 없으니까요. 모두에게 즐거운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하여~

《에블린 휴고의 일곱 남편》 은 테일러 젠킨스 레이드의 장편소설이에요.

우선 독자들은 첫 번째 궁금증이 생길 거예요. 에블린 휴고가 누구길래 남편이 일곱 명일까라는.

이 소설은 아주 차근차근, 매우 친절하게 에블린 휴고의 남편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첫 번째 남편은 가엾은 어니 디아즈, 그다음은 빌어먹을 돈 아들러, 멍청한 믹 리바, 영악한 렉스 노스, 멋지고 자상한 그러나 극심한 고통에 시달린 해리 캐머린, 실망스러운 맥스 지라드, 다정한 로버트 제이미슨까지, 남편들의 이름 앞에 수식어는 전적으로 에블린의 의견이에요.

누구는 한 번 결혼 하기도 어려운데, 일곱 번이나 결혼하다니... 역시 세상은 불공평하다고, 처음엔 투덜댔는데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니더라고요.

헐리우드 배우들의 잦은 결혼과 이혼, 스캔들은 흔한 가십거리지만 늘 언제나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다는 점에서 핫이슈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자극적인 맛은 시대불문 질리지 않는 법이니까요. 당연히 이 소설도 그저 그런 뻔한 내용이 아니라는 거죠.

아참, 에블린 휴고는 왕년의 톱스타 인기 여배우이자 시대의 섹시 아이콘이에요. 현재 일흔아홉 살이며 일곱 번째 남편과 사별한 후 맨해튼에서 홀로 지내고 있어요. 작년에 그녀의 딸 코너가 마흔한 살 생일을 맞은 직후 유방암으로 사망했고, 딸을 기리는 마음 때문인지 이번에 유방암 연구 기금을 모으고자 자신의 가장 멋진 드레스 열두 벌을 크리스티 경매에 내놓겠다고 발표했어요. 잡지사들이 그녀를 취재하려고 안달이 났는데, 에블린이 선택한 건 비방트라는 잡지사의 소속 기자인 모니크였어요. 서른다섯 살의 모니크 그랜트, 작은 뉴스 매거진 사이트 디스코스에서 블로거로 활동하다가 비방트로 이직한 지 1년도 안 됐고 딱히 내노라하는 기사를 쓰지 못했어요. 한마디로 듣보잡 기자인데 에블린은 콕 집어서 모니크와 독점 인터뷰를 하겠다고 요청한 거예요. 여기서 두 번째 궁금증, 에블린은 왜 모니크를 원했을까요.

모니크는 에블린을 보자마자 그녀의 아우라에 넋이 나갔고, 자신도 모르게 그녀가 정한 시나리오를 따라가게 되는데...

우리는 모니크의 시점에서 에블린을 향해 질문을 던지지만 그녀는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아요. 에블린이 원하는 건 딱 하나, 자신의 진짜 스토리를 들려주는 것. 에블린은 겨우 잡지 한 면을 장식할 인터뷰 대신 본인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담은 책을 남기려고 했던 거예요. 모니크는 에블린의 전기 작가로 선택된 거예요. 도대체 에블린이 들려줄 진실은 무엇일까요. 그게 핵심이에요. 조용히 입다물고 넘어갔더라면 비밀로 묻혔을 진실, 이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에블린뿐이에요. 모니크는 그 이야기를 처음 듣게 되는 행운(?)을 얻었죠. 마지막으로 머릿속에 남는 건 에블린이 "제일 좋을 때잖아." (527p)라고 했던 말이에요. 진심으로 그 말의 뜻을 이해했다면 정말 소중한 걸 얻은 거예요.



에블린에게 인생의 사랑은 누구였을까???

사람들을 혹하게 할 중요한 질문이었다.

일곱 명의 남편들.

그중 누구를 가장 사랑했을까? 누가 진짜 사랑이었을까?

기자이자 대중으로서, 나는 그 점을 가장 알고 싶었다. (56p)


"나는 아주 오랫동안 진실을... 가리느라 급급했어. 이제 와서 해체 작업을 하려니 쉽지 않네.

그동안 진실을 가리는 걸 너무 잘해 왔거든. 아직은 진실을 어떻게 말할지 확신이 서지 않아.

경험이 별로 없어서. 지금까지 내가 살아남은 방식과 너무 달라서 말이야. 하지만 기어이 해낼 거야." (57-58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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