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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살인해도 될까요? - 경계에 선 소년법 ㅣ 십대톡톡 1
김성호 지음, 고고핑크 그림, 허승 감수 / 천개의바람 / 2023년 5월
평점 :
《촉법소년 살인해도 될까요?》는 십대 톡톡 시리즈 첫 번째 책이에요.
십대가 궁금한 십대 이야기를 주제별로 소개하는 천개의바람 청소년 교양 시리즈라고 하네요.
2022년 10월 26일 법무부는 형사미성년자 연령 기준 (촉법소년 연령 상한)을 14세에서 13세로 하향하는 '소년범죄 종합대책'을 발표했어요. 이는 최근 촉법소년 범죄 증가와 소년범죄 흉포화, 촉법소년 제도의 범죄 악용으로 인해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여론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요. 뉴스가 보도되자 많은 인권 단체가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한 살 낮추는 법 개정을 반대했는데, 그 이유는 더 많은 소년 전과자를 만들기만 할 뿐이지 소년 범죄율을 낮추지 못하는 전형적인 엄벌주의라고 봤기 때문이에요. 엄벌주의를 비판하는 사람은 법이 복수의 목적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되며, 복수보다는 범죄자를 바른 사람으로 교정시켜 사회로 돌려보내는 편이 장기적으로 이익이라고 주장해요. 하지만 소년범에 의해 가정이 파탄나고, 평생 트라우마를 겪는 피해자들을 생각한다면 엄벌에 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보는 의견도 있어요. 무엇이 옳은 결정일까요.
이 책은 촉법소년 연령에 해당하는 청소년에게 소년법이 무엇이며, 소년 보호 재판과 소년법의 역사, 엄벌주의 논쟁의 핵심을 정확하게 알려줌으로써 청소년 스스로 판단하도록 돕고 있어요. 우선 촉법소년이라는 용어는 법전에 없는, 일본에서 흘러 들어온 말이라고 해요. 우리나라 소년법 4조에는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10세 이상 14세 미만인 소년"이라고 명시되어 있어요. 어떤 행동이 올바른지, 나쁜지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책임 능력이라고 하는데, 우리나라 형법은 만 14세 미만은 책임 능력이 없으므로 범죄를 저질러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즉 처벌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촉법소년이 형사 처벌을 받지 않는 건 소년법 때문인 줄 알고 있는데, 실제로는 소년법이 아니라 형법 9조 때문이에요. 소년법은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에게 적용되는 특별법이에요. 촉법소년은 판사의 명령에 따라 징계를 받는데, 징계는 징계일 뿐이지 형벌이 아니라서 아이들은 전과자가 되지 않아요. 이것이 촉법소년이에요. 소년법의 촉법소년 덕분에 국가는 형법 9조를 건드리지 않고도 사실상 처벌 효과가 있는 처분을 내릴 수 있는데, 소년 보호 재판에서 판사가 내린 조치를 보호 처분이라고 해요. 만약 촉법소년을 폐지한다면 불량 소년을 견제했던 유일한 수단이 사라지는 거예요. 그렇다면 촉법소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단순히 법 개정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기성세대와 공동체, 사회 전체가 함께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만 해요. "모든 범죄 발생 원인을 살펴보면 범죄를 처벌하지 않았던 결과이지, 형벌을 경감한 결과가 아니다." (134p) 《법의 정신》을 쓴 프랑스의 법학자 몽테스키외의 말인데, 범죄의 무게에 적합한 처벌을 내리는 것, 죄와 처벌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일은 인류가 계속 고민해야 할 숙제라는 설명이 핵심인 것 같아요. 이것은 공정과 정의에 대한 고민이기도 해요. 무엇이 더 공정하고 정의로운 것인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우리 모두가 고민할 문제인 거죠.
